[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이동통신사 주파수 할당안이 확정됐지만 논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번엔 2.6㎓ 대역의 전파간섭 문제가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KT(030200)는 3일 2.4㎓ 대역의 와이파이(Wi-Fi)로 인해 2.6㎓ 대역이 심각한 전파간섭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와이파이로 인한 A블록(A1·A2)과 B블록(B1·B2)의 전파간섭 문제가 논란을 빚고 있다.(자료=미래창조과학부)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번에 할당하는 2.6㎓ 대역에는 A블록(A1·A2)과 B블록(B1·B2)이 있는데, 2.4㎓ 대역에 근접한 A블록의 간섭이 심각해 도저히 사용하기 힘든 수준이라는 내용이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될 경우 밴드플랜2를 원하고 있는 KT는 당연히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KT는 전파간섭으로 인해 A1블록의 사용이 불가능할 경우 3개의 블록이 있는 밴드플랜1에서 사실상 입찰 가능한 블록은 2개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C1블록은
LG유플러스(032640)만 입찰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밴드플랜1에서 KT가 입찰할 수 있는 블록은 B1블록 하나이지만 KT보다 자금력이 월등한
SK텔레콤(017670)도 B1블록에 입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도저히 이길 수가 없다는 게 KT의 입장이다.
아울러 KT가 밴드플랜2의 D2블록(KT 인접대역)에 입찰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담합해 각각 B1과 C1에 입찰하고 가격을 올릴 경우 밴드플랜2의 KT는 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만약 KT가 밴드플랜2를 확정하더라도 B1과 C1에 집중 입찰할 경쟁사들이 입찰금이 올라가지 않은 B2와 C2 대역을 최저가에 확보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결국 경쟁사에 비해 5~6배가 넘는 천문학적 비용을 부담하게 돼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
미래부도 이미 A·B블록에 2.4㎓ 대역의 와이파이로 인한 간섭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이번 주파수 할당안에 '2.6㎓ 대역의 A와 B블록은 2.4㎓ 대역 와이파이로부터의 간섭을 용인한다'는 조건을 사전 고지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간섭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KT가 말하는 것처럼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AP(Access Point)와 중계기 간의 간섭이 문젠데, 이들을 상하(세로)로 설치해 마주보지 않게 하면 간섭을 줄일 수 있어 사용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SK텔레콤 관계자도 "A블록과 B블록 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와이파이로 인한 간섭이 있지만 그것 때문에 사업을 못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미래부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한편, KT 노동조합은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지사 앞에서 주파수 할당과 관련한 정부의 입장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신문광고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부안 도출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새로운 주파수 정책을 요청한 바 있다.
이와 함께 3일 오후 2시 이같은 내용을 담아 최문기 미래부 장관과의 면담과 함께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으나,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에 면담을 잠정 보류한다고 밝혔다.
◇KT그룹 노동조합은 지난 2일 서울 종로 KT 광화문지사 앞에서 주파수 할당과 관련한 정부의 입장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제공=KT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