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정부가 동북아시아 비즈니스 중심지를 만든다며 야심 차게 출범시킨 경제자유구역 사업이 도입 10년 전면 개편에 들어간다.
특히 실적이 없는 경자구역은 정리하고 추가로 경자구역을 지정하지 않겠다고 밝혀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한 경자구역 정책의 약발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윤상직 산업부 장관 주재로 경제자유구역위원회를 열고 경자구역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한 기본계획을 확정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경자구역 도입 10년에 따른 그동안의 성과에 대한 평가도 병행했다. 이에 따르면 8개 경자구역의 전체 개발률은 52.5%고, 총 외국인투자 유치는 67억8000만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 경제자유구역 지정현황(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이에 대해 김성진 산업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은 "그동안 국제경기 침체와 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외국인투자가 부진했고 인천, 부산·진해, 광양만권 등을 제외한 5개 경자구역은 지정된 지 5년밖에 안 됐다"며 "시간상 성과가 나타나기 이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자구역 지정에 따라 각종 규제 완화와 인프라 구축, 세제 혜택 등이 지원을 받은 것에 비하면 성과가 부진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황해와 동해안권 경자구역은 개발률이 전혀 없고 충북은 개발률이 1대며, 황해는 외국인투자 기업이 단 하나도 입주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개발사업자가 없거나 실적이 부진한 곳은 과감하게 구조조정 하겠다고 칼을 뽑아들었다.
김성진 경자구역기획단장은 "일부 실적이 부진한 경자구역은 2014년 8월까지 지정해제를 논의해 법적 절차에 따라 정리하겠다"며 "앞으로는 이미 지정된 경자구역 개발이 모두 완료될 때까지 추가로 지정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경제규모에 비해 경자구역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과 황해나 동해안권 경자구역은 인접 구역과 중복되고 접근성도 떨어진다는 반대여론에도 경자구역 지정을 추진한 것은 정부기 때문에 한 치 앞도 못 보는 정책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호식 한국교통대 교수는 "정부가 경자구역 지정 이후는 고려하지 않고 경제적 파급효과와 고용유발 등 장밋빛 미래만 내세웠다"며 "경제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정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지자체의 경자구역 활성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성진 단장은 "처음에는 외국인투자는 물론 국토 균형발전의 의미가 컸다"며 "인천 경자구역은 61%의 개발율과 50여개 외투기업이 들어왔고 광양만권이나 부산도 실적이 좋아 경자구역 도입이 완전히 실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또 "국제 경기침체나 부동산 경기 둔화 등이 없었다면 65% 정도 개발됐을 것"이라며 "실적이 없는 경자구역은 추가 예산문제가 생기는 만큼 이제는 선택과 집중, 차별화와 특성화를 통한 발전 전략을 짜야 할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