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영기자] 인천이 올 상반기 법인용 수입차 등록율에서 서울과 부산 등 주요 대도시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공채매입비율' 때문이다.
수입자동차협회가 내놓은 '6월 수입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법인용 수입차 지역별 등록 점유율 1위는 인천(24.5%)이 차지했다. 이어 경남(23.6%)과 대구(16.8%) 순으로 집계됐다.
서울(29.1%)과 경기(27.3%)가 개인용 수입차 등록 면에서 확연히 앞서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온도차가 분명 있다.
이처럼 법인용과 개인용 수입차 등록 점유율이 상반된 결과를 나타낸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공채매입비율'을 꼽았다.
공채매입은 자동차를 살 때 지역개발기금 조성을 위해 지역개발채권이나 도시철도채권을 사야 하는 일종의 준조세 제도다.
새 차를 살 때 내야 하는 취·등록세는 전국적으로 같지만 공채매입비율은 지자체마다 다르다.
2000cc 이상 승용차 기준으로 인천, 대구, 경남, 부산, 제주의 공채매입비율이 5%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반면 서울의 공채매입비율은 20%, 경기는 12%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업계에 따르면 차량 구입자들의 80~90% 이상은 구입한 공채를 할인해 즉시 매도한다.
가령 5000만원의 수입차를 구입해 공채를 즉시 매도할 경우 서울은 할인 부담금이 약 90만원인 데 반해 인천은 약 15만3000원만 부담하면 된다. 이는 서울시의 공채(지역개발채권) 할인율 9%와 인천시의 공채 할인율 6%를 적용한 결과다.
공채할인율까지 인천이 더 낮기에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금액의 차이만 무려 75만원 가량이 난다. 법인의 경우 차량 대수가 많기 때문에 부담해야 하는 금액의 격차도 그만큼 크다.
여기에 거주지 등록을 해야 하는 개인과 달리 법인 고객이 많은 수입차 리스 업체들의 경우 공채매입비율이 낮은 곳에 지사(지점)를 두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이 서울이나 경기보다 공채매입비율이 낮기에 법인용 수입차 등록율이 높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 대구, 경남 지역 등은 지자체 세수를 높이기 위해 공채매입비율을 낮춘 것으로 해석된다.
인천은 지난 2010년 12%였던 공채매입비율을 2011년 5월 5%까지 낮췄다. 대구는 2010년 20%에 달하던 공채매입비율을 2011년 6월 5%로, 경남 역시 2011년 7%에서 5%로 각각 내렸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자동차 등록을 받은 해당 지자체가 취득세와 자동차세를 징수할 수 있기에 지자체들이 세금 소득을 높이기 위해 공채매입비율을 낮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공채매입비율을 낮춰 세금소득을 높이려는 것은 인위적이고 지역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인천시청 관계자는 "공채매입비율 조례는 지자체가 스스로 정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공채매입비율을 낮춘 것은 주민부담 완화와 세수 증대가 목적이었다"고 반박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6월 수입차 등록통계' 지역&구매유형별 등록 (자료제공 = 한국수입자동차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