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사진=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축구에서 옐로 카드가 어떤 의미인지 잘 판단하길 바란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최근 축구계를 뒤흔든 기성용의 SNS 파문에 대해 정면돌파를 택했다. 질문 시점을 고민하던 취재진과 달리 동아시안컵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 자리를 통해 먼저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기성용에게 대표팀 감독이자 축구계 선배로서의 강렬한 일침을 남겼다.
홍 감독은 11일 오전 11시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0~28일 열릴 2013 동아시아축구연맹컵(동아시안컵)에 나설 명단 23명에 대해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홍 감독은 "여기 모인 많은 분들(취재진)이 우리 동아시안컵 명단보다는 다른 쪽에 관심이 큰 것 같다"며 최근 사회적으로 매우 큰 파문을 일으킨 기성용에 대한 자신의 입장에 대해 설명했다. 정신차리지 않는다면 예전처럼 국가대표팀 합류가 당연히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기성용은 최근 SNS를 통해 최강희 전 대표팀 감독을 조롱하는 글을 올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적 비난을 받았고, 결국 10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엄중 경고 조치를 받았다.
홍 감독은 "솔직히 시작 전부터 여러가지 문제가 나와서 피곤하다"며 "하지만 시작 전부터 문제점이 나와 어찌보면 차라리 낫다. 이런 문제점들이 정말 중요한 시기에 나와서 문제가 되는 것보다 일찍 털고 가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기성용 문제에 대한 내 생각은 이렇다. 기성용에 대한 협회의 결정은 그의 잘못에 대해 책임과 용서를 구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성용은 국가대표 선수로서 스승에 대한 행동이 적절치 못했다. 이것은 (내가)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축구선배로서 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기성용은 바깥 세상과 소통보다는 부족한 내면의 공간을 넓혔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홍 감독은 "협회의 엄중경고 조치와 대표팀 감독으로 향후 기성용의 선발에 대한 원칙은 별개"라며 "내가 말한 '원 팀(One Team)'에 입각해 대표팀을 뽑겠다. 기성용은 협회의 엄중경고 조치를 가볍게 생각하면 안된다. 축구에서 옐로 카드가 어떤 의미인지 기성용이 잘 알았으면 좋겠다. 앞으로 기성용을 주의깊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홍 감독은 유럽파 소집이 가능한 오는 8월 14일 페루와의 친선경기에서 기성용을 발탁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금 이 자리에서 선발한다, 선발 않겠다 말하기는 힘들다"면서 "(기성용을) 지금부터 주의깊게 관찰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