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경로당은 전국에 걸쳐 6만2000여개에 이르고, 지역사회 곳곳에 깊숙하게 침투해 있는 접근성이 뛰어난 훌륭한 사회적 인프라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노인빈곤율, 노인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벗어날 수 있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한 경로당에서 할아버지가 신문을 보고 있다. (사진=서지명 기자)
◇양적 확대 멈추고 효율성 높여야..공동작업장 활성화
현재 경로당은 이미 전국에 걸쳐 6만2000여개가 공급돼 있어 더 이상의 증가는 과다공급이다.
지역별 경로당 인프라를 관리해 이용률을 높이는 등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보건복지부의 경로당 운영혁신 사업은 자원봉사 활동, 공동작업장 운영, 노후생활 교육, 레크레이션 활동, 건강운동 활성화, 노인복지관 연계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나뉘지만 레크레이션이나 운동 활동 외엔 거의 미미한게 현실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노인여가복지시설 경로당의 운영현황 및 정책과제에 따르면 경로당 프로그램 실시율은 취미나 오락프로그램이 31.8%로 가장 높았다. 운동프로그램 19.2%, 자원봉사활동 12.6%, 교양프로그램 7.8%, 소득연계사업 2.7%, 정보화프로그램 2.3% 순으로 나타났다.
이윤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경로당이 노인여가복지시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휴식을 위한 공간이 아닌 여가복지의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경로당을 개방하고 외부지역 사회 자원과의 연계가 이뤄지는 고리로 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서적 지원 필요..젊은 노인인력 활용
경로당에 대한 물질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변화를 싫어하고 외부세력에 배타적인 특성을 감안하면 젊은 노인이 직접 그들의 생활에 침투해 함께 활동하고 실제로 그들의 욕구를 발견해내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허성유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 경로당코디네이터는 "젊은노인들은 나이 든 노인들의 고민들을 같이 공감할 수 있고 적절한 처방을 내릴 수 있다"며 "남은 시간을 보람되 잘 쓰도록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공동작업장 운영 사업 활성화도 필수과제다.
박모 할머니(76세)는 "경로당에 와서 같이 TV를 보고 얘기하는 것도 좋지만 소일거리라도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경로당에서도 직장처럼 적으나마 용돈벌이도 하면 보람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경로당 프로그램 실시율을 지자체 복지평가 지표로 활용하고 시·군·구별 경로당 프로그램 실시에 대한 사업평가를 통해 경로당 이용 증진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