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무장하지 않은 흑인 소년을 총으로 쏴 죽인 조지 짐머맨이 무죄 평결을 받으면서 미국 내에서 인종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조지 짐머맨
14일(현지시간) 허핑턴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법원 배심원단은 2급 살인혐의로 기소된 히스패닉계 민간 방범단체(자경단)원 조지 짐머맨(29)에 대해 무죄 평결을 내렸다.
지난해 2월 26일 편의점을 나온 트레이본 마틴(17)은 자경단인 조지 짐머맨과 말다툼을 벌인 끝에 그가 쏜 총에 맞아 즉사했다. 당시 짐머맨은 마틴이 자신을 폭행했으며 이에 대한 정당방위로 총을 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당 경찰당국도 생명에 위협을 느끼면 총을 사용해도 된다는 플로리다주 법을 적용, 그를 체포하지 않았고 기소도 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이 사건 이후 워싱턴에서는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흑인들이 시위를 벌였고 흑인인 일부 민주당의원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인종차별 문제를 제기하면서 전국적 이슈로 확대됐다.
결국 미 법무부는 이 사건을 재수사할 것을 지시했고 검찰은 짐머맨을 정당방위에 의한 2급 살인혐의로 기소했으며 지난 13일 플로리다주 배심원단은 16시간에 걸친 최종심리 끝에 짐머맨을 무죄라고 평결했다.
하지만 배심원단 평결이 공정하지 않다는 항의가 잇따르는 등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특히 배심원단으로 참석한 여성6명 중 5명이 백인이고 1명이 히스패닉계로 알려져 흑인들의 반발이 더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흑인 인권단체인 NAACP의 벤자민 질로스 대표는 “우리는 이번 평결에 대해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이 금지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평결 이후 마틴의 아버지, 트레이시 마틴도 트위터를 통해 "비록 마음은 찢어지지만 나의 신념은 변함이 없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