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건 국정원 국정조사 '공회전'만..출발 언제?

여야, 김현·진선미 제척 놓고 입장차 못 좁혀

입력 : 2013-07-15 오전 10:49:25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국가정보원에 대한 국정조사가 표류하고 있다. 시동은 걸었지만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는 형국이라 자칫 국조가 무용지물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감지된다.
 
국회 국정원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예정된 45일의 일정 중 3분의 1 남짓한 시간 동안 김현·진선미 의원 제척 문제를 놓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파행을 맞고 있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14일 민주당이 국조특위에서 두 의원을 제척하면 즉각 국정조사에 나설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두 의원이 제척되면 곧바로 청문회 일정 등에 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현재로서는 이러한 요구를 수용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김한길 대표는 15일 "국조를 무력화하려는 어떤 공작에도 말려들지 않고 제대로 된 국조를 실시하는 것이 제1야당에게 주어진 책무"라고 강조했다.
 
김현·진선미 의원도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국정원 여직원 감금 인권유린으로 고발된 당사자들이어서 국조특위 참여가 불가하다는 새누리당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렇지만 8월15일까지 예정된 국조가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아 민주당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종료 시점이 임박할수록 성과에 대한 부담이 거센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지난주 정국을 발칵 뒤짚은 '귀태' 논란으로 주도권이 새누리당에 넘어간 듯한 분위기도 민주당에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2일 새누리당은 홍익표 의원의 '귀태' 발언을 빌미로 국정원 국조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열람 등 국회 일정을 전면 중단하는 초강수를 뒀다. 결국 민주당은 홍 의원이 원내대변인직에서 물러나고, 김한길 대표가 유감을 표명하는 것으로 새누리당을 달랬다.
 
이에 여야는 15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람위원 간 상견례를 가진 뒤 경기도 성남의 국가기록원으로 이동해 대화록을 사전 예비열람키로 했다.
 
여야가 대화록을 열람한 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NLL 포기 여부를 놓고 해석을 달리해 정쟁이 벌어지면 국조 역시 'NLL 블랙홀'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파행이 장기화되고 있는 국정원 국조특위가 김현·진선미 의원 제척 문제를 어떻게 매듭 짓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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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