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막말 파문'과 관련해서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잘못된 말로 국민통합과 화합을 저해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고, 서로 상생하고 품격 높은 정치 시대를 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정제되지 않은 말이 많은 사회 문제를 일으켰는데 여전히 반복되고 있어서 안타깝다"며 "세계와 함께 호흡하고 살아가는 지금은 경제력뿐 아니라 문화·사회적 품격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특정인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귀태' 논란으로 민주당 원내대변인직을 사퇴한 홍익표 의원과 이해찬 상임고문의 '정통성 시비' 발언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4일 세종시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대회에서 "옛날 중앙정보부를 누가 만들었나" "박정희가 누구이고 누구한테 죽었나" "이제 국정원과 단절하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어달라. 그래야 당신의 정통성이 유지된다" 등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박 대통령이 이날 목소리를 높인 것은 야당 인사들의 발언 수위가 도를 넘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말은 사람의 인격을 나타내고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의 언행은 나라의 국격이다. 세계가 문화로 하나가 되고 서로 마음을 나누는 때에 우리는 상대방에 대해 정중한 배려심을 가져야 하겠다"면서 우회적으로 야권 인사들의 발언을 비판했다.
이어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와 관련해 국내 방송사 진행자가 '한국인이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발언을 했다가 중국인들로부터 거센 역풍에 휩싸인 사례를 언급하면서 "국격을 훼손하고 국민에게 상처를 주는 말이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