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은행들의 수수료 부과 체계에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불합리한 수수료 체계 개편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린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정교한 원가분석을 통한 정당한 수수료 부과 입장을 밝혀 이르면 올해 안에 일부 은행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 부과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금융소비자 보호와 은행권 수익성 확보를 위해 올 하반기 은행 수수료 부과 체계 개선을 중점업무로 선정하고 방안 마련에 돌입했다.
금감원은 정당한 수수료임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받지 못하고 있는 수수료를 발굴해 수수료를 부과하는 한편 불필요한 수수료는 낮추거나 없앤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종합자산관리 컨설팅처럼 고객 자산관리시 세무, 법률, 투자전략 상담 등 컨설팅 서비스 등은 수수료를 받을 필요가 있지만 이같은 정당한 수수료마저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은행들이 부과할 필요가 있는 정당한 수수료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수현 금감원장도 최근 기자와 만나 "올 하반기에는 은행들의 수수료 체계를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며 "받을 것은 받고 낮출 것은 낮추는 합리적인 수수료 부과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 되면서 국내 은행들의 수익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이자수익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로 수수료 폐지, 인하 움직임이 확대되면서 비이자수익도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비이자수익 비중은 1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미국은 37%, 2011년 영국은 53%를 기록했다.
비이자 수익 비중이 낮을 수록 이자수익 의존도가 높아져 예대금리차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저금리 환경에서는 수익 악화가 불가피하다. 다양한 수익원 발굴을 통한 비이자 수익확대는 향후 은행 생존의 필수 요건인 셈이다.
각종 보고서들 역시 은행의 수익성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비이자 수익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3월 '국내 은행의 어려운 영업환경과 대응전략' 보고서를 통해 비이자 이익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병윤 선임연구원은 "비이자 수익 중 원화수수료는 현재 사회 분위기상 올리기 어렵다"며 "결국 은행들은 펀드와 외환수수료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조만간 은행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수수료 부과가 필요한 항목을 선정할 계획이다.
특히 수수료 부과의 근거가 되는 상품 원가분석 체계를 정교화 해 수수료 부과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의 원가분석 항목은 두루뭉술하고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은행이 내부적으로 명확하고 체계적인 원가분석 기준을 만들어 정확한 원가 분석을 통해 수수료 체계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의 수익성 악화로 수수료를 받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금감원이 은행에게 고객이 당연히 내야한다고 생각할 만한 수수료를 발굴하도록 아이디어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통장 개설 수수료는 물론 고객의 돈을 안전하게 관리해 준다는 명목으로 예금(통장) 유지 수수료도 받고 있다"며 "외국의 사례를 우리나라에 모두 적용할 수는 없지만 당분간 은행 수익성 악화가 불보듯 뻔한 만큼 하반기 중 가시적인 수수료 체계 개선 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