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금융당국은 신한은행이 문제를 삼았던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사장 라인의 부당대출과 실명제 위반 등이 대부분 경징계 수준이라는 결론을 냈다.
신한은행 본점.
이에 따라 신한사태 당시 신상훈 라인이라는 이유로 내쳐졌던 직원들의 향후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금융당국 및 신한은행에 따르면 신상훈 라인으로 분류되는 지점장 및 부지점장급 직원 3~4명에 대해 주의 및 견책 등 상대적으로 낮은 경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번 신한은행 종합검사는 2010년 신한사태 당시 이백순 행장이 검찰에 신상훈 전 사장의 부당대출과 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로 미뤄졌던 제재내용이 포함된 것. 올초 이와 관련 1심 판결이 무죄가 나왔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징계 대상자들은 당시 신한은행이 경영감사부서에서 일방적으로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금감원 검사가 진행돼 징계 수위가 정직 등 중징계가 예상됐다.
하지만 이번에 피조치자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금융감독원에서 처음 실시한 대심제를 통해 징계 대상자들이 당시 정황을 자세히 소명했다.
대심제에 참여한 위원들도 은행측의 일방적인 보고였다는 것을 인식하고 신상훈 라인으로 분류된 실무급 직원들의 징계 수위가 낮춰져 경징계 조치를 내리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상훈 전 사장의 측근인 이정원 전 신한데이터시스템 사장은 부당대출에 대한 고소건이 무죄를 받은 상황이어서 가장 낮은 수준의 주의를 받았다.
반강제적으로 퇴출된 전 비서실장 P씨, 금융센터장으로 있는 L씨, 부장급 조사역으로 있는 H씨 등은 모두 견책 또는 주의를 받았다. 다만, 경기도 지역 부지점장으로 있는 S씨만 이백순 전 행장이 일본주주에게 자금을 받은 내역을 열람한 건으로 감봉 조치를 받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상훈 라인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의 부당여신 혐의는 대부분 경징계 처분을 받았다"며 "자신들의 충분한 소명을 통해 징계 수위가 낮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징계대상자였던 이정원 전 사장은 퇴직했음에도 불구하고 좌천된 후배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당시 상황을 소명했다.
이 전 사장은 "과거 경영감사실에서 무리하게 부실로 엮어 금감원에 부당여신 자료로 제출한 내용이어서 그대로 갈 경우 중징계가 예상됐다"며 "하지만 이번 대심제를 통해 당시 은행측에서 잡은 혐의에 대해서 충분히 소명했으며 제재심의 위원들도 무리가 있었다는 것을 이해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신상훈 전 사장의 경영자문료 횡령 증거 확보를 위해 불법으로 329회에 걸쳐 개인신용정보를 조회한 사실이 적발돼 기관주의 조치를 당했다.
한편, 이번 금융당국의 경징계 조치로 이달 25일로 예정된 부서장급 인사를 통해 신한은행 내부 분위기는 달라질 전망이다. 이번 인사가 어떤 색깔을 띌지 주목되는 이유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탕평인사라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임원급 이외에도 실무자급들은 여전히 좌천인사로 분류되고 있다"며 "이번 인사가 어떻게 이뤄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