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1000억원대 불법 대출을 저지른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현수 전 한국저축은행 회장(60)에게 징역 6년이 선고됐다.
그러나 윤 회장의 지시를 따라 불법 대출을 실행한 계열사 저축은행 대표 등은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김용관)는 1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윤 전 회장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또 부실대출 실무를 맡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통천 한국저축은행대표(60)와 이두영 진흥저축은행대표(63), 여상식 경기저축은행 대표(63) 등 한국저축은행 계열사 대표 3명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각각 선고됐다.
마찬가지로 불법대출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앤씨캐피털(69)와 홍모 진층저축은행 투자팀 차장(47)은 각각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한국저축은행은 피고인 윤현수의 지시에 따라 대한전선이 유동성위기를 겪고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1175억여원의 대출을 실행했다"며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던 SLS 중공업에도 500여억원의 대출을 실행했다"며 윤 전 회장의 배임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2010년 12월 실행된 28억원 대출은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던 SLS 중공업의 부도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으로 보인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윤 전 회장이 한국저축은행 계열사인 진흥저축은행 주가를 조작해 350억여원을 챙기고, 또 계열사가 보유한 주식 13개 종목을 시세조종해 16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지배적인 영향력을 이용해 배임행위를 저질렀고, 개인 친분 관계에 따라 불법 대출을 실행했으며, 회사돈을 가족 생활비로 사용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행위로 한국저축은행이 영엉정지와 파산절차를 밟게돼 대다수 서민들이 크나큰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계열사 대표 등에게는 윤 전 회장의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던 점과 개인적으로 취한 이득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윤 전 회장은 한국저축은행 대주주인 대한전선에 1000억원 이상을 불법 대출해 주하고, 계열사인 진흥저축은행의 주가를 조작해 350억여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 고문료 명목으로 부인에게 회사 돈 11억원을 지급하고, 강남의 고급빌라를 구입하면서 회사돈 30억원을 사용한 혐의도 받았다.
이밖에 한국저축은행 계열이 보유한 종목 주식을 고가매수하거나 허위매수하는 수법 등으로 165억여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함께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