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케이블TV 업계에 '개인화' 서비스 바람이 불고 있다. 거실에 가족이 모여 함께 TV를 보던 시청 패턴이 방마다 TV를 두거나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개인적으로 이용하는 추세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업자들은 개인화 이용 가이드를 제공, 점점 복잡 다양해지는 방송서비스들을 이용자들이 쉽고 편하게 쓸 수 있도록 하고, 사용자 취향 분석 등을 통해 마케팅을 강화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25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형 MSO들을 중심으로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조아름기자)
티브로드는 지난달 스마트 TV 서비스 '스마트플러스'를 선보였다.
스마트플러스는 모든 가족이 사용할 수 있는 가족 계정과 개인별 계정을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개인 ID 계정으로 TV에 로그인하면 사용자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기 때문에 여러명이 함께 사용하는 TV라도 '나만의' TV 처럼 이용할 수 있다.
과거에 시청한 주문형 비디오(VOD)의 히스토리를 분석해 취향에 맞는 VOD를 추천해 주고 유관 콘텐츠를 쉽게 찾을 수 있게 한다.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아빠에게는 신작 다큐를, '1박2일'을 즐겨보는 딸에게는 '꽃보다 할배'를 추천해주는 식이다.
또 프로그램 예약이나 즐겨찾기, 선호채널 설정도 개인별로 가능해졌다.
티브로드 관계자는 "복잡한 양방향 서비스를 자주 사용하는 이용자는 소수 얼리어답터"라며 "스마트플러스는 다수 이용자가 많이 사용하는 콘텐츠에 중점을 두고 쉽고 편리하게 서비스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스마트플러스는 개인 기기로 TV를 조작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셋톱박스를 콘트롤할 수 있는 ‘티브로드 스마트 리모콘’ 앱을 스마트폰이나 태플릿PC에 다운받으면 문자입력과 채널전환, 음량조정이 가능하다. 특히 아이패드에서는 리모콘기능 이용은 물론 채널, VOD 등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도 있다. 또 버츄얼 키패드(가상 키패드) 기능도 탑재해 TV를 시청하면서도 손쉽게 채널 전환과 인터페이스(UI) 이용이 가능하다.
CJ헬로비전(037560)은 지난 23일 골프, 다큐, 취미, 오락, 키즈 등 취향에 따라 여러 개의 채널 패키지별로 선택이 가능한 ‘헬로tv 미니팩’을 출시했다.
헬로tv 미니팩은 골프 스포츠팩, 다큐멘터리팩, 취미팩, 키즈팩, 오락팩 등 5가지로 자신의 취향대로 골라 가입할 수 있다. 가격은 2000~3000원대로 가입한 케이블 방송 상품에서 시청이 불가능한 채널도 이용이 가능하다. 200개가 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비싼 방송 상품에 가입하지 않고도 원하는 프리미엄 채널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헬로비전 관계자는 "200개가 넘는 채널과 가격에 부담을 느끼거나 골프, 낚시, 바둑, 등산 등 특정 채널만 시청하고 싶어하는 고객들을 위한 상품"이라며 "원하는 채널만을 골라 합리적인 가격으로 시청하는 것이 가능해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CJ헬로비전의 N스키니 서비스 '티빙'도 지난달 이용패턴과 선호에 맞게 VOD를 골라 볼수 있는 'VOD 초이스팩'을 선보였다.
케이블의 개인화 전략은 세계적 흐름이기도 하다. 지난달 열린 전미케이블협회(NCTA)쇼에서 차세대 플랫폼인 X2를 소개한 미국 최대 케이블 업체인 컴캐스트는 케이블 업계의 미래 키워드로 ‘빠른(Fast)’, ‘영리한(Smart)’, ‘쉬운(Easy)’, ‘개인화된(personalized)’ 등 4가지를 제시했다.
브라이언 로버트 컴캐스트 CEO는 "시청자에게 최적으로 맞춤화된 TV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주문형 서비스에 대한 개인화 가이드와 UI가 개선된 리모컨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사업자들 역시 이용자 데이터 분석을 통한 마케팅 강화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구매내역을 분석해 VOD를 추천하는 것을 넘어서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더 세밀한 가이드와 맞춤형 광고 등을 생각 중"이라며 "세밀한 타게팅이 가능해지면 마케팅 효과가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