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제2의 도약’이라는 원대한 사업계획을 세웠지만, 결국 물거품이 됐다.
한화는 지난해 10월 대우조선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인수에 큰 기대를 걸고 의욕적으로 나섰지만, 갑작스런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수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겼다. 결국 매각사인 산업은행과 인수대금 납부 방식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인수가 무산됐다.
처음에 한화는 본입찰 참여 당시 현금성 자산과 부동산 매각, 재무적 투자자 등을 통해 9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자금조달계획서를 산은에 제출했다.
당시 한화 관계자는 “전국 각지에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매각을 통해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며 “한화석유화학과 대한생명 등 우량 계열사의 보유 현금이 충분해 언제라도 차입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중순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한화는 인수대금 분할 납부를 요구하고 나섰다.
갑작스런 경기침체로 보유하고 있던 주식과 부동산의 가치가 급락했고, 재무적 투자자들도 자금 사정이 악화돼 투자를 꺼렸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달라는 게 한화의 입장이었다.
이에 산은은 분할 납부는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하지만 본계약 체결 시점을 한 달 뒤로 미루고 사모투자펀드(PEF) 조성을 통해 한화의 자산을 매입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최선에 방법은 분할매각 뿐이라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화는 산은이 보유한 대우조선 지분의 60%만 우선 사고 나머지 40%는 추후에 금융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매입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산은은 애초 양해각서에 없던 분할매각을 허용해 주면 탈락한 기업들로부터 공정성 시비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분할 납부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이밖에 대우조선 노조의 현장실사 저지도 협상 무산에 한 몫을 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고용보장과 임단협 승계, 종업원 보상 등을 한화에 강력하게 요구했다.
그러나 한화는 "고용 및 입단협 승계는 하겠지만 노조의 다른 요구 사항은 경영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수용 거부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노조가 한화의 실사 저지에 나섰고 한화로서는 대우조선의 가치를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게 돼, 협상 무산에 또 하나의 빌미로 작용했다.
결국 한화는 이번 협상 무산으로 향후 경영전략에 차질을 빚게 됐으며, 이행보증금 3천억원도 몰취당할 판이다. 또한 입수합병 실패로 기업의 대외 신인도나 이미지 등에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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