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국가정보원 국정조사가 우려했던 대로 '반쪽짜리'가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여야 간사에게 위임된 증인·참고인 채택 합의 소식은 청문회 개최의 물리적 마지노선인 31일에도 요원한 상황이다.
앞서 국조특위는 8월 일정으로 5일 국정원 기관보고, 7~8일 청문회, 12일 결과보고서 채택을 확정한 바 있다. 그러나 청문회 실시를 위해선 출석통보를 일주일 전에 해야 한다.
결국 채택할 증인·참고인을 이날까지 확정하지 못하면 주요증인 채택은 어렵게 되고 사실상 국조는 물 건너 가는 셈이다. 청문회가 열리지 못하면 결과보고서 역시 채택될리 만무하다. '식물국조'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여야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등 국정원과 경찰이 저지른 대선 개입 행위의 책임자에 대한 증인채택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두 사람을 증인으로 채택하면 국정원 여직원 인권유린 사건과 관련해 김현·진선미 의원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민주당은 여야가 공통으로 제출한 18명의 증인·참고인에 국기문란 사건의 핵심 인물인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이 빠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이처럼 여야가 입장차를 보이고 있음에도 여당 간사 권선동 새누리당 의원은 지역구가 있는 강릉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주당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긴급 의총을 열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그간 새누리당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닌 민주당이 국조가 엎어질 경우 초강경 대응에 나설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국조 종료일인 8월15일을 전후로 시민사회의 대규모 촛불집회가 예정된 만큼 여기에 합류해 거리로 나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국조특위 야당 간사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30일 최후통첩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런 상태라면 중대결심을 할 수밖에 없고, 마이크를 접고 촛불을 드는 수밖에 없겠다는 판단도 든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정 의원은 장외투쟁 가능성에 대해 "그런 심정이라는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특위 위원들과 당 지도부와 상의해 최종 결정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사진=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