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美 주택시장 회복 이상無(?)..전성기 올까

입력 : 2013-07-31 오후 1:32:24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미국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주택시장이 회복을 넘어 성장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주택소유비율이 17년 만에 최저로 떨어지는 등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 가야할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택가격 상승률 7년 반 來 '최고'..과열 우려도 
 
주택시장이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그 근거로 주택가격 상승을 꼽는다.
 
30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케이스쉴러가 발표하는 미국 20개 대도시의 주택가격지수는 지난 5월에 전년 동기보다 12.2%나 올랐다.
 
이는 2006년 3월 이후 7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미국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역별로는 텍사스주 댈러스, 콜로라도주 덴버 등 일부 지역은 부동산 가격이 최고치에 달했던 2000년 수준에 바짝 다가선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중개업자인 터커 블레이록은 “역대 최저의 금리 수준이 지속되고 있는 점이 주택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인 모기지 금리로 인해 구매자들은 싸게 돈을 빌릴 수 있게 됐다”며 “1~2년 전에는 2만~3만달러 수준의 소규모 주택을 구매하려는 사람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저가에서 고가주택까지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전역으로 주택가격 상승이 확산되면서 일부 지역은 거품이 끼어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로버트 쉴러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주택시장 거품이 심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대도시 등 특정 지역은 이미 버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美주택보유율 17년 來 '최저'..아직 멀었다
 
반면, 이는 지나친 낙관론이며 주택시장이 최고조였던 2000년대 중반에 비하면 여전히 갈길이 멀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신중론자들은 미국인의 주택소유비율이 17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고 최근 주택거래가 주춤해진 점 등 수요기반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을 주목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2분기 계절 조정 기준 미국 가계의 주택 소유율은 65.1%를 기록, 전분기 65.2%보다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지난 1995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특히, 서브프라임사태 이후 생애 첫 주택 구입자와 소수인종들의 주택 구입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70세 이상 고령층의 주택 소유율은 81% 수준에서 변동이 없는 반면, 35세 이하의 젊은 층 소유율은 5년 전 42%에서 37%까지 급격히 줄었다.
 
또 흑인들의 주택 소유율도 지난 2004년 50% 수준에서 현재 42.9%까지 내려갔다. 같은 기간 백인들의 소유율은 76.2%에서 73.3%로 상대적으로 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미국인들의 임대에 대한 선호도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소수인종이나 젊은 계층에 대해 모기지 대출을 적극 늘리지 않고 있어 주택 구매의욕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기지금리 상승에 거래‘주춤’..추세 회손은 아냐 
 
최근 모기지금리 상승으로 주택거래가 주춤해진 점도 신중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지난달 잠정 주택매매 지수가 전달보다 0.4% 하락한 110.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넉 달만에 처음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또 지난 5월 지수도 당초 발표됐던 112.3에서 111.3으로 소폭 하향조정됐다.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방침 이후 모기지 금리가 상승한 점이 거래에 영향을 줬다고 진단했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 5월 초 3.35%였던 30년 모기지 금리는 이달 들어 4.68%까지 올랐으며 15년 모기지금리도 3.76%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2011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모기지 신청자수도 이달 들어 두 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로렌스 윤 NAR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가 지난 5월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6월부터는 일부 주택 매매계약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택시장의 선행지표 격인 신규주택착공건수가 전달대비 9.9% 감소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주택매매 둔화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미 경제방송 CNBC도 "다양한 주택지표 등을 고려할 때 주택시장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면서도 "호황이았던 지난 2000년대 초반에 비하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주택거래가 주춤하긴 했으나 추세를 저해할 수준은 아니며 여전히 주택시장의 긍정적인 요인이 많다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달 월가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40% 가량의 응답자가 금리상승이 판매를 위축시키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30%에 그쳤다. 
 
제프레이 T. 메즈거 KB홈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주택시장을 뒷받침하는 긍정적인 요소들이 여전히 많다"며 "이러한 요소들이 펀더멘털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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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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