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민주당이 서울광장에 나섰다. 첫날인 1일 서울광장에 천막으로 설치된 '국민운동본부'에서 진행된 의원총회에는 90여명의 의원들이 참여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단순히 국정원 국정조사의 재개가 아닌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남재준 원장에 대한 해임, 그리고 국정원에 대한 개혁을 강하게 요구했다. 또,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를 여야 교착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며, 윤 수석부대표의 인식 변화를 요구했다.
김한길 대표는 "정치권에서도 휴가 가실 분은 휴가를 갔지만, 우리는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위해서 국민과 함께 할 것"이라고 휴가 중인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를 거론하며, 장외 투쟁의 시작을 알렸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사진=민주당)
김 대표는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진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그럴수록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김 대표는 이어 "새누리당은 국정조사 기간 45일 중 30일을 파행시켰다. 세 번의 파행과 20여일간 국정조사 증인 채택을 거부하고 있다. 이러고도 국정조사 정상화를 말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새누리당의 국정조사 거부행태는 분명한 국정 농단"이라고 주장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민주당은 그동안 한 손엔 민주주의를, 또 다른 한 손엔 민생회복을 거머쥐고 국민을 향해 호소했다. 그런데 새누리당의 꼼수, 거짓, 위선, 방해가 민주당을 너무 힘들게 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분노, 열기, 요구를 외면한 채 자기들만의 정치, 자기들만의 야합을 하고 있따. 민주당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한 발을 광장에 딛고 섰다"고 밝혔다.
전 원내대표는 이어 국민들에게 힘을 모아줄 것을 간곡히 호소했다. 그는 "민주당의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위한 모든 집념과 노력에 함께 해줄 것을 호소한다. 한 손에는 민주, 한 손에는 민생, 한 발은 국회를 딛고 서서 반드시 국회의 힘을 모아 국회에서 성과를 내는 유능한 민주당으로 거듭날 것을 다짐한다"고 원내외 병행투쟁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은 협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두 발 모두를 광장에 딛고 국민과 함께 투쟁할 것"이라며 전면적인 장외투쟁도 가능하다고 새누리당에 경고했다.
국정원 국조특위 민주당측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증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김무성 의원·권영세 중국대사를 '원판김세'로 칭하며 "이들 네 명을 청문회에 내보내겠다는 확약이 없는 한 그런 청문회 장에 들어가는 것은 우리당이 독가스장에 들어가는 것"이라며 "'원판김세'가 없는 김새는 청문회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은 민간인 불법사찰과 인권침해 수사 등 과거 중앙정보부와 안기부의 어두훈 행태를 답습하고 있다"며 국정원에 대한 구체적인 개혁과제를 설명했다.
장 정책위의장은 이를 위해 ▲대공수사권 폐지 ▲국내 정치 개입 차단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과 담당부서 폐지 ▲국정원의 예산·결산에 대한 통제 강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이미 발의된 국정원법 개혁안을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최원식 전략기획본부장은 장외투쟁이 '원내 활동'과 병행되는 것임을 재차 확인했다. 최 본부장이 밝힌 '국민운동본부' 운영기조에는 "일하며 투쟁하는 기조"를 확실히 하며 "대표 이하의 당 간부들이 투쟁에 앞장 서며 원내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략홍보본부장인 민병두 의원은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남재준 국정원장을 5공 군사독재 시절의 '3허(허문도·허화평·허삼수)'와 비교하며 "국정농단의 트라이앵글"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국정조사가 정상화 되기 위해선 당정청의 국정농단 세력들이 스스로 자숙하고 반성하는 과정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셋 중 윤상현 새누리당 수석부대표의 '계파'발언을 비난했다.
그는 "어제 윤 수석부대표의 발언에 대해 오늘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상당히 문제가 많다는 얘기가 나왔다"며 "윤 수석부대표의 적절치 못한 발언들이 여야 관계에 있어 앞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이어 "오늘 아침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모든 채널과 모든 것을 열어놓고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얘기했는데 윤 수석부대표는 강경발언과 대화무드를 계속 깨는 발언을 하는 이중플레이를 보인다면 여야관계가 정상적으로 회복이 되겠느냐"며 "또 어제 윤 수석부대표의 발언은 격도 안 맞고, 내용도 안 맞는 등 여러 면에서 부적절했다"고 성토했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광장 의원총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장외 활동에 들어간다.
매일 저녁 7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김한길 대표가 서울광장 천막에서 당원·지지자들과의 직접 만남을 통해 현재의 정국 상황을 설명하고, 소속 의원들은 상임위별로 10개 조로 나눠 대국민 홍보전에 나서는 등 시민들과의 접촉을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오는 3일에는 청계광장에서 민주당 주최로 '정치공작 규탄 및 국정원 개혁' 국민보고대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장외투쟁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민주당은 '시국회의'가 주최하는 촛불집회 참석 여부에 대해선 당 차원의 결정은 아직 논의 중이지만 개별 의원의 참여에 대해선 자율에 맡겨 주말 촛불집회에는 많은 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