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저축은행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뇌관에 불이 붙을 태세다.
지난 20일 은행권이 퇴출 또는 구조조정 대상 건설사를 전격 발표하면서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온 저축은행의 PF 부실화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업계는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번에 건설사 구조조정 명단이 발표되면서 저축은행업계는 모두 24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6월말 현재 9.10%에서 8.70%로 하락이 예상된다. 저축은행들이 건설사에 대해 갖고 있는 여신이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면서, 자산건전성이 급속히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저축은행 업계가 이번에 퇴출 대상으로 지정된 대주건설과 C&중공업에 대출해주거나 지급보증을 선 금액은 200억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액 자체로는 그리 크지 않은 규모지만, 시중은행에 비해 자산규모가 작고 건전성이 취약한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경영악화를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일단 현재 가장 큰 변수는 C등급으로 분류돼 워크아웃을 밟게 될 11개 건설사들이다.
이들에 대한 워크아웃이 신속히 진행되면 부실채권이 정상대출로 바뀔 수도 있다. 그러나 앞으로 은행권의 2차 발표에 따라 구조조정 대상 건설사가 늘어나면 저축은행이 떠안게될 부담 역시 커지게 된다.
건설업에 대한 구조조정 국면이 지속되는 한 저축은행업계의 PF 부실화 우려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A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PF 부실화 우려가 제기된 만큼 나름의 준비를 해왔다"며 "일단 건설사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얼마나 신속하고 과감하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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