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민주당이 장외투쟁 이틀째인 2일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대대적인 길거리 홍보전에 나섰다. 시민들의 호응과 냉대는 말 그대로 '반반'이었다.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서울광장 인근과 명동 일대를 돌며 시민들에게 국정원 사건에 대한 홍보전단지를 나눠줬다.
김 대표와 전 원내대표는 각각 명동 롯데백화점 맞은 편과 옆 인도에서 시민들에게 홍보 전단지를 나눠줬고, 소속 의원들도 6개조로 나눠 명동 일대와 광화문 일대를 돌았다. 김한길 대표에게는 길을 가던 시민들이 먼저 다가와 격려하는 등의 호의적 반응도 많았다.
(사진=민주당)
한 50대 남성은 가던 길을 돌아와 김 대표를 잡고 "열심히 하시라"며 "김 선생님(김한길 대표)만 믿는다. 전 국민은 김 선생님밖에 없다"고 격려했다.
그러나 여러 취재진이 함께 몰려다닌데다 대중적으로 얼굴이 잘 알려진 김한길 대표와는 달리 취재진이 따라붙지 않은 의원들,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은 의원들의 경우에는 홍보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적극적으로 받는 경우도 있었지만, 길거리에서 광고전단지를 피하듯이 무시하고 지나치는 경우도 그 이상으로 많았다. '무시'를 넘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전단지 수령을 강하게 거부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한 의원은 시민들의 반응이 호의적이지만은 않다는 지적에 대해 "결국 우리의 활동에 대한 반응도 지난 대선에서 누구를 찍었는지에 따라 다를 것 아니냐"며 "정치적 입장에 따른 이런 냉랭한 반응 역시 우리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한국은행 인근에서 한 40대 남성은 자신에게 전단지를 나눠준 의원에게 민주당 대응의 안일함을 비판하며 현재의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에 와서 이렇게 하는 게 승산이 있나? 민주당을 10년 동안 지지했는데 매번 뒤통수를 맞았다"며 "광우병 쇠고기 사태, 미디어법 날치기 등에서 촛불을 들었다. 그런데 도대체 뭐가 바뀌었냐"며 민주당의 행태를 질타했다.
이어 "응원하는 야구팀이 져도 짜증이 나기 마련인데, 응원해온 민주당이 보이는 현재의 무기력함을 보면 보면 속이 터진다"고 힐난했다.
이에 대해 해당 의원은 "그런 분노를 이해한다. 감사하면서도 너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인 후 "이번만큼은 뒤통수 맞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