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지난 7월 주택 거래량은 뚝 떨어진 반면 전셋값은 쑥쑥 올랐다. 4.1대책 후속조치에도 7월 거래절벽 우려를 비켜나지 못한 것이다.
매수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7월 주택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7% 가까이 급감했다. 반면 전셋값은 비수기에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7월 주택거래량 4분의 1토막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7월 주택거래량 잠정치는 3만2355건으로 5만1216건이었던 지난해 7월보다 36.8% 감소했다. 취득세 한시감면 종료를 앞두고 반짝 거래가 이뤄졌던 지난 6월(12만9907건)에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전국 주택 거래량 추이(자료=국토교통부, 단위: 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0% 가까이 떨어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거래량은 1877건으로 9030건을 기록했던 6월 거래량의 4분의 1 수준에도 못미쳤다. 하루 평균 63건 거래된 셈이다.
반면 장마철 비수기에도 전셋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서울 주택 전세가격은 지난달보다 0.52% 올라 21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신금옥 일산 럭키공인중개소 대표는 "매수문의는 찾아보기 힘들고 전세문의만 들어오는데 전세는 물건이 없어 중개를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취득세 인하 등 부동산 정책 '흐릿'
집값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취득세 영구 감면 등 정책변수를 기다리는 관망심리가 강해 거래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때문에 수요자들은 보증금을 수천만원씩 올려주더라도 원금을 보전할 수 있는 전세를 고집하고 있다.
거래절벽 우려가 현실화하자 9월 이사철을 앞두고 정부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취득세를 영구 인하 방침을 내놓은 데 이어 매입, 전세임대주택을 하반기에 집중 공급하고 전세자금 대출 보증 한도를 2배 올리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9월 국회를 앞둔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이 민주당에 '부동산 빅딜'을 제안했다. 거래 활성화를 위해 4.1대책에 포함됐던 규제 완화안을 처리하는 대신 민주당이 요구해온 세입자 지원안을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완화,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취득세 영구인하 등 4가지 법안과 임대료 인상폭을 제한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뉴타운 매몰비용 법인세 감면안(건설사 사업자금 채권 포기 시 회계상 손실처리)을 맞교환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일부 규제완화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데다 국정원 국정조사 등 굵직한 정치 이슈를 둘러싸고 여야가 치열하게 대치하고 있어 논의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책불확실성이 거래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정부는 구체적인 취득세 인하 계획이 발표되면 정체된 주택 거래가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재정 국토교통부 정책관은 "올해 말까지 생애최초 주택거래자에 대한 취득세 면제가 이뤄지므로 가을 성수기 이후 거래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