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네이버가 운영하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신흥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시장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경쟁사의 손길이 닿지 않은 무주공산을 노려 몸집불리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5일 모바일 인터넷 리서치기관인 앱애니에 따르면 최근 라인은 인도, 홍콩, 말레이시아, 과테말라, 온두라스, 멕시코, 파라과이, 페루, 필리핀, 칠레,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에서 주요 오픈마켓 SNS 카테고리 무료앱 이용률 순위 5위 안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6, 7월 TV광고를 비롯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했던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특히 스페인에서는 가입자수 13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 멕시코 TV광고 (사진=유튜브 영상캡처)
아울러 기존 강세를 보이고 있던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시장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분위기다. 증권가 투자보고서를 종합해보면 동아시아 주요 국가별 가입자수는 일본 6000만명, 태국 2000만명, 대만 1900만명, 인도네시아 1000만명, 한국 1000만명 등이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라인은 최근 가입자수 1억명을 넘은지 불과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2억명을 돌파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일평균으로 계산하면 매일 신규 생성되는 계정이 50만개가 넘는다는 의미다.
이처럼 라인이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성과확대를 모색하는 것은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서구권과 중화권에 각각 '왓츠앱'과 '웨이신'이라는 강력한 선점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들 가입자수는 각각 3억명과 4억명으로 라인보다 더 많다.
여기에다 전세계 가입자수 9억명을 보유한 세계 최대 SNS플랫폼 페이스북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적극 뛰어들면서 시장상황은 더욱 복잡하게 됐다. 페이스북은 ‘퍼스트 모바일’을 외치며 메시징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데 한창이며, 최근에는 ‘카카오 게임하기’와 유사한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라인은 이들과의 정면대결 대신, 상대적으로 비어있는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서구권 시장은 와츠앱과 페이스북이, 중화권 시장은 웨이신, 나머지 신흥시장은 라인이 가져감으로써 일종의 '천하삼분지계'를 실현하겠다는 발상이다.
◇ 라인이 콜럼비아, 베네수엘라, 과테말라, 페루, 엘살바도르, 터키,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온두라스,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칠레, 파나마 (위에서 순서대로) 등지에서 앱스토어 소셜네트워킹 부문 이용률 1위를 차지했다. (자료제공=앱애니)
이와 관련해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승수효과를 고려할 때 올해 연말에는 3억명 가입자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특히 (인구가 많은) 남미시장에서의 강세는 가입자수를 더욱 늘리는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라인이 최종적으로 서구권과 중화권 시장을 노림으로써 이른바 '메신저 전쟁'이 일어날 것을 예상하고 있다. 라인의 글로벌사업을 담당하는 라인플러스의 신중호 대표는 최근 한 강연에서 “우리의 목표는 현재 인기를 넘어 전세계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라인을 통해 의사소통하는 것”이라며 트위터, 페이스북 못지 않은 SNS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