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한미약품(128940)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이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종 시판 허가를 받았다.
국내 개량신약이 FDA로부터 허가를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진출의 길을 연 쾌거로 기록됐다.
7일 보건복지부는 한미약품 ‘에소메졸’이 6일(현지시간) 미 FDA로부터 국내 개발 개량신약 가운데 최초로 시판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을 포함한 북미 시장은 세계 의약품 시장의 약 37%를 차지할 정도. 금액으로만 370조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에소메졸’은 지난해 미국에서만 60억달러(IMS 기준)의 매출을 기록한 미국내 처방 1위 제품인 ‘넥시움(아스트라제네카)’의 개량신약이다.
◇FDA에로부터 최종 허가를 받은 한미약품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사진=한미약품제공)
특히 이번 허가는 한미약품이 ‘에소메졸’의 미국 시판 허가를 받기 위해 ‘넥시움’ 개발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2년여간 특허소송을 벌인 끝에 최근 극적 합의를 이뤄냄으로써 가능했다.
지난 6월 미국 뉴저지 지방법원은 양사가 진행해왔던 특허침해 소송 관련해 ‘에소메졸’이 ‘넥시움’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화해조서 합의를 근거로 일단락지었다.
미국 특유의 허가와 특허를 연계한 해치-왁스만(Hatch-Waxman) 제도를 극복한 국내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국내 제약계에서는 미국의 자국시장 보호를 위한 엄격한 특허 방어벽을 뚫은 사례로 보고, 성공모델로 평가하고 있다.
FDA는 제네릭(복제약) 개발 회사가 시판 허가를 신청할 경우, 이를 특허권자에게 통보하고 이에 대한 이의제기가 없을 경우에만 허가절차를 진행한다. 특허침해 소송이 제기될 경우 최종허가는 자동 유예된다. 오리지널 특허 보유 제약사는 최장 30개월까지 제네릭 또는 개량신약의 제품 출시를 늦출 수 있다.
한미약품은 미 법원 판결로 ‘넥시움’ 특허가 만료돼 제네릭이 출시되는 오는 2014년 5월까지 단독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기회를 확보하게 됐다.
한미약품은 FDA 시판 허가가 남에 따라 이른 시일 내에 미국 현지에서 제품명 ‘에소메프라졸 스트론티움(Esomeprazole strontium)’으로 미국 파트너사인 암닐(Amneal Pharmaceuticals)을 통해 ‘에소메졸’을 출시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미국의 의료보장 확대 정책에 따라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최초의 국산 의약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승인을 환영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에소메졸’ 외에도 LG생명과학, 동아제약 등 상당수 제품들이 미국에서 임상이 완료돼 올해 안으로 품목 허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제약사 100년 만에 세계시장을 향한 날개가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