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민주당이 청와대의 5자회담 제안을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그러면서 재차 대통령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의 1:1 단독회담을 역제안했다.
노웅래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은 7일 서울광장 국민운동본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이 사흘만에 다자회담 제안으로 답하신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며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을 재차 제안했다.
노 비서실장은 "김한길 대표가 단독회담의 형식이나 의제에 개의치 않는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야당 대표 시절 노무현 대통령에게 요구했던 '영수회담'의 틀이나 의전과는 결코 다른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일때, 더 많은 국민으로부터 존중받는 대통령이 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함성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통령의 결단이 너무 늦지 않길 바란다"고 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박근혜 대통령·김한길 민주당 대표(왼쪽부터)
노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이 역지사지로 생각했으면 한다. 만약 박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에 영수회담을 제안했는데, 그때 노무현 대통령이 N분의 1의 다지회담을 제안했다면 어떻게 했겠냐"며 "2005년 9월에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청와대와 영수회담을 할때, 당시 청와대는 형식과 의제에 구애받지 않고 하겠다고 했다"며 야당 대표시절과 다른 박 대통령의 행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야당을 깔보는 것으로도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도 어렵고 어려운 정국을 해결하기도 어렵다"며 "야당 대표가 영수회담을 제안했는데 N분의 1로 만나자고 하는 것은 모욕적이다. 야당 대표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무시한 깔보기다. 이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우리의 요구는 정쟁을 끊고 민생에 전념하자는 얘기"라며 "야당 대표가 영수회담을 하자고 하면 한 시간이 아닌 열 시간 하자고 해도 모자른데 노무현 대통령 시절과는 전혀 다르게 우리가 의제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했다. 이제 담판을 통해 현안을 해결해 민생에 전념하자고 하는데 이게 여야의 정쟁 문제냐 정치공작의 문제냐"고 따져 물었다.
노웅래 비서실장은 아울러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제안했던 3자 회담까지는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청와대 관계자가 영수회담에 대해 과거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겸하고 있을 때나 가능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 만나는 것은 격에 맞지 않는다는 취지로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해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노무현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노 대통령은 평당원 입장이었다. 지금 상황이 바뀌었다고 이런 식으로 야당 대표의 제안을 무시하는 것은 정국 현안에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