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시아선수권 공동취재단)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3·4위전에서 타이완에 대승하며 결국 세계남자농구선수권대회(농구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1998년 이후 16년 만이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1일 오후(이하 한국시각) 필리핀 마닐라 몰 오브 아시아 아레나에서 열린 제27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대만(타이완)과의 3·4위전에서 초반부부터 압도적으로 리드한 끝에 75-57(29-13 21-16 11-15 14-13)로 크게 이겼다.
이로서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지난 1998년(1997 사우디 아시아선수권대회 1위, 1998 그리스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이후 16년만에 통산 일곱번째로 세계 무대에 오르게 됐다.
총 3장의 월드컵 출전 티켓이 걸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나머지 2장은 결승에 진출한 이란과 필리핀이 차지했다.
이날 겨룰 상대는 지난 7월 열린 대회인 윌리엄존스컵에서 한국에 60-73의 대패를 안긴 대만이다. 당시 한국은 귀화 센터 퀸시 데이비스에게 무려 26점 17리바운드를 허용해 패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크게 앞섰다. 대만의 장신(206㎝) 귀화선수인 퀸시 데이비스를 효과적으로 막았고 외국 수비의 로테이션도 잘 이뤄져 대만 공격진을 꽁꽁 묶었다. 공격에선 '베테랑' 김주성(34·원주 동부)이 주특기인 훅슛을 통해 골밑을 장악했고, 조성민(30·부산 KT)과 윤호영(29·상무)의 외곽포도 적중해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쿼터가 시작되자 대학생 신분으로 대표팀에 선발된 김민구(22·경희대)가 돋보였다. 지난 필리핀전에서 27득점을 혼자 선보였던 김민구는 2쿼터에 3개의 3점슛을 비롯해 13점을 따냈다. 김민구의 맹활약에 '형님' 조성민(11점), 양동근(7점)의 외곽포와 이종현의 골밑슛 등이 더해져 한국은 압도적 리드를 이었다.
3쿼터에는 1·2쿼터와 같은 압도적인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퀀시 데이비스에 대한 수비는 유지됐지만 조금씩 가드진에게 외곽포를 허용했고, 공격에서도 김민구와 조성민이 이전보다는 조용했다. 그러나 20점 가량의 리드 상황은 유지됐다. 많지는 않지만 김민구, 윤호영, 조성민 등의 외곽포가 연신 적중했고 결국 대만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한국은 4쿼터 대만의 추격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전열을 정비했고 승기를 잡았다. 특히 김민구는 공격 리바운드와 블록 슛 등도 깔끔하게 처리했다. 대만은 결국 4쿼터 후반 들어서 급한 모습이 잇따른 3점슛 난사에 뒤따른 실책으로 나타났고 결국 한국은 점수차를 키웠다. 최대 22점차(71-49)까지 도망갔다.
결국 4쿼터가 끝난 후 종료 버저가 울렸고 한국 대표팀은 16년만의 농구월드컵 진출의 기쁨을 나눴다. 비록 아쉽게 결승전에 오르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농구월드컵 진출 티켓을 오랫만에 따내는 값진 결실을 얻었기에 선수들의 환호는 의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