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 국가 대표팀. (사진=아시아선수권대회 공동취재단)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홈팀인 필리핀에 패하면서 결국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결승전의 진출이 좌절됐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0일 밤(이하 한국시각) 필리핀 마닐라 몰 오브 아시아 아레나에서 열린 제27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필리핀과의 4강전서 79-86, 역전패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에는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질실수비로 필리핀 대표팀의 공격을 틀어막았고, 10-13으로 뒤쳐진 1쿼터 종료 2분여 전에는 김주성이 득점하며 연이어 9점을 얻어내 19-15로 앞선채 1쿼터를 마쳤다.
한국은 2쿼터 초반에 동점을 허용했지만 흔들리지는 않았다. 이종현은 중거리슛을 연이어 성공하면서 주도권을 빼앗았고, 해결사로 나선 양동근은 내외곽포로 팀 공격을 이끌면서 7득점을 보탰다. 결국 한국은 39-36으로 2쿼터마저 앞서며 결승 진출의 희망을 키웠다.
그러나 3쿼터부터 특유의 '질식 수비'가 흔들렸고, 한국이 득점하지 못한 것과 달리 필리핀은 단신인 가드 제이슨 윌리엄스의 연속 득점에 짐 알라팍의 3점포까지 폭발했다. 스코어가 당연히 뒤집혔다. 39-36은 39-47로 바뀌었다.
한국은 이후 김민구의 3점포로 추격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빠른 패스워크를 앞세운 필리핀의 공격을 막지 못하면서 결국 56-65로 뒤진 채로 3쿼터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4쿼터에 승부를 걸고 대연전극을 성공해야만 했다.
유재학 감독은 이승준을 다시 투입해 골밑을 적극 공략했다. 이승준은 골밑 슛으로 연속 성공해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유 감독 기대에 적극 부합하는 맹활약이었다.
김민구의 고군분투도 뚜렷했다. 김민구는 4쿼터 초반 연달아 3점포를 넣으며 추격 선봉에 섰다. 김민구는 그림같은 3점슛은 물론 자유투까지 모두 성공하며 74-73 재역전을 이끈 공신이 됐다. 4쿼터 종로 4분을 남긴 시점이었다.
하지만 이후 디 오캄포가 내외곽에서 연이어서 득점에 성공하며 결국 한국은 77-81로 리드를 다시 내줬다. 한국은 이후 점수를 뒤집지 못했고 끝내 경기 종료 53초전 알라팍에게 3점슛을 허용하며 79-84로 패하고 말았다.
이날 대학생 신분으로 대회에 출전한 김민구는 5개의 3점슛 등 27득점을 성공하며 양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기록했지만 팀의 패배로 활약에 빛이 바랬다. 조성민, 김태술, 김선형 등 '형님'들은 각 2득점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주성, 양동근(이상 11점), 이승준(10점) 등이 공수에서 분전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기는 많이 어려웠다.
필리핀과의 4강전 패배로 결승 진출에 실패한 한국은 대만과 3,4위전에서 이겨야만 3위까지 주어지는 2014 농구월드컵(세계농구선수권대회) 본선행 티켓을 얻는다. 3,4위전은 오는 11일 오후 4시45분(한국시간) 열린다.
한편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이란은 대만을 79-60으로 19점차 대승을 거두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 2위를 확보한 이란은 내년 스페인에서 열릴 농구월드컵 진출 티켓을 따냈다. 대회 상위 3개국이 농구월드컵 출전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경기 초반 대만에 14-23으로 9점차까지 뒤쳐졌다. 하지만 2쿼터에 상황을 뒤집고 3쿼터에 대만에 일방적 공격을 펼치며 21점차 리드 상황을 만들어 승부를 갈랐다. 이란은 3쿼터에 확고히 다져놓은 리드를 4쿼터에 이었고 결국 경기를 이기며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