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미국 기업들이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받기 위해 유럽 기업들을 사들이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시건주에 본사를 둔 제약업체 페리고는 아일랜드 생명공학기업 엘란 인수를 추진 중이다. 페리고는 인수가 마무리되면 본사를 아일랜드로 옮긴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30%세율이 적용되지만 아일랜드 법인세율은 17%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도이체뱅크는 페리고가 본사를 옮길 경우 세금을 연간 1억1800만달러 아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뉴저지에 있는 또 다른 제약회사 액타비스와 워너 칠콧의 인수 합병도 이 같은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액타비스 역시 본사를 아일랜드로 옮길 예정이며 2년간 무려 1억5000만달러의 세금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미국의 광고업체 옴니콤은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퍼블리시스를 35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연간 8000만달러의 세금 부담을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케이블 업체인 리버티 글로벌 역시 영국에 본사를 둔 버진 미디어를 인수하고 본사를 옮기면서 법인세율이 21%로 낮아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많은 미국 회사들이 세금 부담을 덜기 위한 방편으로 유럽기업과의 인수 합병(M&A)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단지 세금 때문에 미국 기업이 유럽 기업을 인수한다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면서도 "최근 M&A를 추진한 미국 기업들이 본사를 이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전했다.
마크 킹스톤 링클레이터스 로펌의 세금 변호사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주요국간 세율 차이를 경험하고 있다"며 “다국적 M&A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