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유럽 경제가 장기 침체를 털어내고 회복세로 접어들었으나 여전히 유럽 증시는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올 들어 유럽 증시가 글로벌 증시 상승 폭의 절반 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추산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금까지 유로스톡 50지수가 7.2% 상승한 가운데 밸류에이션은 12.5배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고조됐던 2009년 당시보다 6.8%나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스페인 증시 IBX35는 45%, 이탈리아 증시는 61%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과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유럽 보다 고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미국의 S&P500 지수는 10분기 연속 경기성장에 힘입어 15.3배에 거래되고 있고 일본 토픽스 지수는 아베 신조의 경기확장 정책 효과로 14.2배를 기록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와 바클레이즈 등 월가 전문가들은 유럽 증시가 경기 회복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지난 1일 시장조사업체 마르키트에 따르면 유로존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보다 1.5포인트 오른 50.3으로 집계됐다. 지수가 경기 확장을 뜻하는 5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1년 7월 이후 처음이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올 2분기 실적이 나아졌지만, 주가는 지난 2009년 때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실제로 프랑스 최대 은행인 BNP파리바와 소시에떼제네럴, 크레딧아그리콜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올렸으나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소시에떼제네럴은 지난 2009년 보다 무려 64%나 낮은 10.8배의 밸류에이션을 기록하고 있다.
◇유럽 증시 올해 3.5% '상승'
이처럼 유럽 경기 회복에도 주가가 낮은 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자 전문가들은 유럽 증시가 올 연말까지 3.5%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S&P500 지수는 0.9%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프랑수아 사바리 레일뱅크 최고투자임원은 "유럽증시가 미국과 아시아를 능가하는 상승세를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바리는 또 "최근 경제지표를 보면 유럽 경기 회복세를 확인할 수 있다"며 "안정화 단계는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올 것이며 투자수익은 향후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케리 크레이그 JP모건 자산운용 시장 전략가는 "과거보다 유로존 경제가 호전됐으나 여전히 주식은 저평가돼 있다"며 "만약 향후 경제지표 또한 개선된다면 유럽 증시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안드레스 호퍼트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위기는 아직 종료되지 않았다"라며 "독일 총선이 끝나지 않은데다 유럽연합(EU) 정책에 대한 반대 여론이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