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14일 경기 후 현재 한화이글스의 타팀 상대전적.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국내 프로야구 원년 팀은 아니지만 이제 어느새 28년차 팀이다. 당연히 한국시리즈 우승도 경험했고, 비록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정규 시즌을 잘해 한국시리즈로 바로 진출한 시즌도 있다. 누구도 영구결번에 이의가 없을 전설적 선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이 팀은 팀 창단 당시의 나쁜 성적을 보이고 있다. 보는 팬들이 속터지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고, 승률 3할조차 위태롭다. 신생 팀에게도 1할이나 뒤처지는 시즌 승률이다,.
모든 세부적인 수치가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만약 이 팀이 이번 시즌도 최하위로 마치면 최근 5년간 4번을 꼴찌 팀으로 종결하는 치욕을 맛보게 된다. 한화 이글스는 이번 시즌도 무척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각종 수치도 최하위권
한화는 이미 신생 팀인 NC에게 10게임 뒤지는 9위다. 한화 팬들은 자조적인 목소리로 10구단 KT가 1군에 본격 진입할 2015년에는 10위도 제일 먼저 차지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 실제 한화의 각 부문별 기록은 어떨까?
14일 경기를 반영한 15일 현재 기록을 살피면 투수 부문에서는 ▲팀 평균자책점 9위(5.56) ▲경기당 팀 피안타 8위(9.640) 등이 눈에 띈다. 가장 기본의 분야에서 최하위이거나 최하위에 가깝다.
국내 9개구단 중 5점대의 평균자책점을 기록중인 팀은 한화가 유일하며, 팀 평균자책점 선두 LG(3.72)와는 1.84점 차다. 8위 KIA(4.87)과의 격차도 크다. 각종 수치는 한화 마운드가 완전히 붕괴되어 있음을 알려준다.
타자 부문도 별반 다를게 없다.▲팀 타율 7위(2할6푼2리) ▲팀 득점 9위(333) ▲팀 안타 공동 8위(787) ▲팀 홈런 9위(33) ▲팀 루타 9위(1039) ▲팀 타점 9위(312) ▲팀 도루 9위(54) ▲팀 삼진 2위(647) ▲팀 병살타 1위(100) ▲팀 장타율 9위(0.346) ▲팀 출루율 8위(0.343) 등이다.
한때 장종훈(현 한화 코치)로 대표되는 '다이나마이트 타선'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먼 과거의 일이다. 홈런(33개)은 리그 선두인 넥센(88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8위 NC(58개)의 57%에 불과하다.
반면 병살타는 100개로 독보적 선두다. 팀 병살타 2위 두산(76개)에 비해 22개나 차이가 난다. 병살타 최소팀인 LG(49개)에 비해서는 곱절이 넘는다.
그나마 팀 홈런 중 5개는 지난 6월말 공익근무요원 소집해제 이후로 팀에 복귀한 송광민이 기록한 것이다. 개인 훈련은 계속 이었지만 현역선수 생활을 2년 멈췄던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선수들의 문제가 더 여실히 드러난다.
◇위닝 시리즈는 오래된 기억
상황이 이렇다 보니 3경기 중 2경기 이상의 승리를 거둘 때를 뜻하는 '위닝시리즈'도 드물다. 위닝시리즈가 여지껏 3번 뿐이다.
NC와의 4월16~18일 경기와 5월7~9일 경기, 두산과의 5월17~19일 경기가 전부다.
반면 스윕패(3연전 중 3연패)는 많다. 삼성, LG, 두산, 롯데, KIA에 1회씩 당했다. 비가 와서 우천취소된 2연전과 본래 2연전인 경기를 포함할 경우 삼성, LG, 넥센, 롯데, KIA, NC에 1회씩 더 당했다.
그렇다면 한화는 스윕승(3연전 중 3연승)을 한 적이 있을까? 시즌 초반인 4월16~18일 신생팀 NC가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허우적대던 당시 스윕승을 경험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2승1패(5월8~9일), 1승2패(5월31일~6월2일), 1승1패(8월2~3일), 2패(8월13~14일) 등을 겪고 있다.
NC는 한화가 유일하게 상대전적의 측면에서 앞서는 팀이다. LG, 롯데, 넥센, KIA 등에게 각각 1승8패, 2승9패, 4승9패, 2승8패 등 압도적으로 눌리던 상황에서도 NC는 7승6패로 소폭 앞섰다.
만일 신생팀 NC와의 기록을 제외한다면 '0.295(26승1무62패)'인 승률은 '0.253(19승1무56패)'로 떨어진다. 역대 승률과 비교하면 1982년 삼미(0.188), 1999년 쌍방울(0.224)보다 높지만 2002년 롯데(0.265), 1986년 빙그레(0.290)보다 낮다.
◇반전의 기미는 있는가?
지난해 겨울에 NC를 9구단으로 받을 것인지를 놓고 KBO 당시 이사회는 "신생팀이 3할에도 못 미치는 승률을 기록한다면 프로야구 전체의 인기가 함께 하락할 것"이란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하지만 NC는 리그에 연착륙하는데 성공했다. 막내의 선전으로 기존 팀들은 더욱 긴장하게 됐다.
반면 한화는 나락을 못벗어나고 있다. 후반기 들어 김응룡 감독은 코칭스태프를 물갈이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당장의 성적을 위해 유망주 육성을 등한시한 결과가 꼴찌로 나타났다"고 말한다. 게다가 한화는 2군구장도 없어서 그동안 각급학교 구장을 떠돌았다.
다만 구단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음에 따라 희망은 보인다. 한화 구단은 지난해 겨울 서산 2군구장(훈련장)을 새로 개장했고, 올해는 대전구장의 리모델링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