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의 신호탄이 울린 가운데 유력 인수 후보자인 KB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의 대결도 시작됐다. 업계에서는 KB금융의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16일 우리금융지주는
우리투자증권(005940)과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우리금융저축은행을 패키지로 묶어 매각하는 공고를 냈다. 패키지 매각 예상가격은 적게는 1조5000억원에서 많게는 2조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매각 공고 전부터 KB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는 우리투자증권의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
앞서 지난 14일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수익 다각화와 사업 다면화 측면에서 인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표명한 것.
정회동 #KB투자증권 대표도 지난달 26일 취임사에서 '장기적 대형화'를 경영 목표로 제시했다. 정 대표가 우리투자증권의 전신으로 볼 수 있는 LG투자증권에서 부사장직을 거쳤기 때문에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염두에 둔 인사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이달 초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대한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인수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업계에서는 NH농협금융과 KB금융이 우리투자증권을 놓고 각축을 벌인다면 KB금융 쪽이 좀 더 우세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인수로 얻는 시너지 효과가 KB금융 쪽이 좀 더 클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리테일 부문이 약한 우리투자증권의 빈 자리를 은행 네트워크가 강한 KB투자증권이 채우는 과정에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KB투자증권이 약한 IB부문을 해당 분야의 강자인 우리투자증권이 커버하면서 단숨에 업계 1위 자리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고은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 NH농협금융이나 KB금융 모두 증권 규모가 적기 때문에 우리투자증권과 사업 부문이 크게 겹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비등하지만 합쳤을 때 시너지 효과는 KB금융이 더 클 것"이라며 "KB금융이 인수 의지를 더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은 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예비 입찰 접수 기한은 오는 10월21일 오후 5시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