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中 '환율 조작' 지정 고심-FT

입력 : 2009-01-27 오전 11:45:00
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과 중국간 위안 환율 시비 틈바구니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심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이 지난 2006년부터 골머리 아픈 중국 환율 문제를 다루지 않아왔으나 2007년 회원국 환율 감시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자승자박'한 꼴이 됐다면서 중국 환율 정책을 "근본적인 불량"으로 규정하는 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갓 출범한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초대 재무장관이 된 팀 가이트너가 대놓고 중국을 "환율 조작국"이라고 규탄하면서 IMF가 더욱 처신하기 힘들어졌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백악관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과 경제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환율 문제에 종합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면서 "올봄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가이트너의 발언에 대해 인민은행 쑤닝(蘇寧) 부행장이 "미국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며 진실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IMF 중국 책임자를 지내다 코넬대로 옮긴 에드바르 프라사드 교수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중국의 환율 정책이 근본적으로 불량하다는 결론을 IMF 이코노미스트들이 내렸다"면서 그러나 "중국이 무역상의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환율을 조작하는 것으로는 판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프라사드는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가 중국 환율 문제를 IMF 이사회에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대신 회원국간 이견을 감안해 "특별 협의"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전했다. 그는 "IMF 이사회가 지난 2006년 이후 중국 (환율) 문제를 협의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가이트너가 문제를 부각시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프레드 버그스텐 소장은 "IMF가 특별 협의를 할만한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스트로스-칸 총재도 (이 문제에서) 뒷걸음질했다"고 말했다.
 
IMF와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관측은 파이낸셜 타임스측이 논평을 요청했으나 모두가 회피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IMF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지 않았으며 가까운 장래에도 그럴 가능성이 없다면서 따라서 IMF가 중국 환율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미칠만한 여건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IMF가 중국 환율 정책이 근본적으로 불량하다고 규정할 경우 위안 환율을 압박해온 워싱턴에 또다른 힘이 실리기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가 계속 압력을 가할 것이 자명하다고 이들은 내다봤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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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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