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 청문회, 증인채택·가림막 놓고 격렬 논란

민주, 김무성·권영세 출석, 국정원 박원동·민병주 증인석 착석 요구

입력 : 2013-08-19 오후 12:58:16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19일 열리고 있는 국회 국가정보원 국정조사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가 여야 위원들의 고성이 난무하는 속에 치열한 대립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날 26명의 증인이 출석한 가운데 국회에서 열리고 있는 2차 청문회는 ▲김무성·권영세 증인채택 ▲박원동·민병주 증인석 착석 등이 쟁점이 됐다.
 
여야 위원들은 신문을 시작하기 전 의사진행 발언으로 격론을 벌였다. 국정원 현직 직원 4명은 가림막 뒤에서, 나머지 증인 22명은 증인석에 앉아 이를 지켜봤다.
 
국조특위 야당 간사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먼저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의 공개 사과를 요청했다. 김무성·권영세 증인채택 요구가 협상용 카드였다는 윤 수석의 발언은 허위사실이며, 이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또 "박원동·민병주 증인은 저 장막을 걷고 앞으로 나와야 된다"면서 "박원동 증인은 지금 핵심증인일 뿐 아니라 새누리당 커넥션 연결고리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현재 국정원에 출근도 안 하고 아무런 보직도 없다. 전직 직원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여당 간사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김무성·권영세 증인채택 주장이 협상용 카드였다고 맨 처음 발언한 사람은 저"라면서 "지난 금요일 이 자리에서 김무성·권영세 증인채택을 난데없이 들고 나오기에 이건 민주당의 협상용 카드였다고 제가 얘기했고, 제 얘기를 듣고 윤 수석이 그렇게 발언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면 윤 수석이 아니라 저에게 물어야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권 의원은 "그리고 박원동·민병주 두 증인을 장막 밖으로 나오라고 오늘 또 난데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박원동·민병주는 현직 국정원 직원이기에 장막 뒤에서 얼굴을 미공개로 심문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 핑계로 이렇게 많은 증인이 출석한 상황에서 청문회를 거부한다고 그러면 오히려 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많은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아울러 "김무성·권영세 증인채택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면서 "국조를 못하겠다고 엄포를 놓는데 그럼 하지 마시라. 안 하면 될 것 아니냐. 여러 차례 엄포를 놓는데 이것을 가지고 민주당이 국조 파행 놓으면 모든 국민의 비난이 민주당에 집중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러자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가림막과 관련해 "본인이 명퇴를 신청했음에도 왜 직을 유지해주고 있냐"면서 "박원동이 지금 국정원과 경찰청을 잇는 아주 중대한 증인인데 도대체 박원동이 무슨 권력이 있고 비밀을 알고 있길래 누구의 지시로 직을 유지시키고 출근 안 하는데 월급을 주나. 법적근거가 없고 국고횡령"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장막 얘기를 하면서 박원동·민병주 자꾸 밖으로 나오라고 하는데 법에도 명시되어 있다. 왜 명퇴를 안 시키냐고 그러는데 법을 좀 읽어보시라. 수사 중인 사람들은 자르고 싶어도 법적으로 자를 수 없다. 제발 억지 좀 부리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도 "국조의 장을 민주당이 정치공세의 장으로 이용한다. 억지주장을 너무 많이 한다. 법을 지키지 말자고 한다"면서 "퇴직 문제는 공직자 퇴직절차를 잘 몰라서 그렇다. 그런 것들을 공부하고 나와야 한다"고 합세했다.
 
이 의원은 이어 신기남 국조특위 위원장에게 "뒷줄에 민주당 의원들이 야유하고 이런 것들을 제대로 통제하시고 그것이 안 되면 국회 경위들 오라고 해서 내보내셔야 한다"며 "세상에 이런 회의장이 어딨나. 민주당 의원들이 떼거지로 오셔서 야유하고. 민주주의 파괴행위이자 국회 모독"이라고 요구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차단막 뒤에 문제가 있다. 제가 보니까 국정원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들락날락하고 있다"면서 "지금 완전히 다 밀폐가 됐는데 저기서 필담이나 컴퓨터 등을 가지고 들어가서 뭐를 보는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아까는 저 밑에 구멍이 있었다. 사진기자들이 거기로 사진을 찍으니까 저기를 뭔가로 메꿨다. 국회 직원이 한 것이 아니라면 불법이다. 제가 방금 국정원 직원이 들어가서 메꾼 걸로 확인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국정원 직원들이 시설물 맘대로 못찍게 하고 이것 자체가 불법이다. 청문회 취지에 어긋난다"면서 "차단막 자체에 문제가 있다. 얼굴 가리라는 것이지 방어를 하기 위해서 차단막을 친 것이 아니다. 전화나 문자로 오더를 받아서 답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저희가 확인을 할 수가 없잖나. 감시단이 들어가든지 방법이 있어야 한다. 이 상태로는 청문회를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공방이 길어지자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많이 들었는데 훌륭한 발언도 있고 하나마나한 발언도 많다. 이제 그만하자"면서 "한 시간이 넘었다. 그리고 증인들이 와계신데 이분들도 다 우리 국민들이다. 증인문제는 여야 간사가 협의하시고 나머지 문제는 사전에 결정된 것으로 시작을 좀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권성동 의원은 "여야 보좌관을 대표로 한 명씩 가림막 속에 넣자"고 응답했고, 정청래 의원은 "박원동·민병주는 나오게 하고, 여야 보좌관은 저 안에 들어가서 저분들이 짜고 치는 고스톱을 못 치도록 감시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들은 신기남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하고 여야 간사가 협의할 시간을 부여했다. 그러나 여야는 정회에도 불구하고 합의에 실패했고, 2차 청문회는 오후 12시쯤 재개됐지만 또 다시 대치가 벌어지고 있는 상태다.
 
(사진=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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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