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아베노믹스 명과암..日, 13개월 연속 무역적자

수입 2010년 6월 이후 최대폭 증가
수출 12.2% 증가..수출량도 14개월만에 늘어

입력 : 2013-08-19 오후 3:50:35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일본의 무역 수지가 대폭 악화됐다. 수입이 수출보다 빠르게 증가한 영향이다.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달의 무역 수지는 엔화 약세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모두 드러난 결과라고 평가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수입이 급증한 것은 걱정스러운 부분이었지만 엔화 약세로 인한 수출 개선 효과가 점차 명확해진 점은 향후 경기 회복의 기대감을 높이기 충분했기 때문이다.
 
◇무역적자 1조엔 재돌파..30여년만의 최장 흐름
 
19일 일본 재무성은 7월의 무역적자가 1조200억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전 전망치 7856억엔 적자를 하회하는 것으로 직전월의 1808억엔 적자에서도 대폭 악화됐다.
 
일본의 무역 적자가 1조엔을 넘어선 것은 지난 1월의 1조6300억엔 적자 이후 6개월만으로 사상 세번째로 큰 규모다. 
 
일본의 무역 수지는 13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며 2차 오일쇼크가 발생했던 지난 1980년 이후 가장 긴 흐름을 보였다.
 
(자료=일본 재무성, 뉴스토마토)
 
무역 적자가 대폭 확대된 것은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을 앞섰기 때문이다.
 
이 기간 수입은 전년 동기대비 19.6% 증가했다. 이는 15.4% 증가할 것이란 사전 전망치를 웃도는 것으로 지난 2010년 6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엔화 약세와 국제유가 상승세가 수입 가격을 끌어올렸다.
 
지난 2011년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대부분의 원전이 가동을 중단하며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데다 예년보다 더운 날씨로 전력 사용량이 크게 늘어난 점은 수입 급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노기모리 미노루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입의 절대적인 규모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지만 에너지 가격 변동과 엔화 가치 하락으로 수입 금액이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수출, 글로벌 경기 회복에 3년來 최대폭 증가
 
같은 기간 수출은 12.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달의 7.4% 증가에서 개선됐지만 사전 전망치인 13.1% 증가에는 못 미쳤다.
 
다만 글로벌 경기 회복과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2010년 7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점은 긍정적으로 해석됐다.
 
일본의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을 비롯해 중국과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이 모두 크게 개선된 것이다.
 
지난달 미국으로의 수출은 18.4% 증가하며 전달의 14.6% 증가를 상회했다.
 
중국과 EU로의 수출도 각각 9.5%와 16.6% 늘며 지난 6월의 수출 증가율을 두 배 가량 웃돌았다.
 
수출 물량이 1년만에 처음으로 늘어난 점도 고무적이다.
 
지난달 수출량은 전년 동기대비 1.8% 증가하며 14개월만의 첫 증가세를 보였다.
 
무토 히로아키 스미토모미쓰이자산운용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주요 수출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 매우 긍정적이다"라며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함께 수출은 계속해서 나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엔低 순기능에 주목.."약세 기조 이어갈 것"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엔저의 부작용을 인정하면서도 긍정적인 면에 보다 주목했다.
 
수출의 질적 개선이 나타나기 시작한 만큼 글로벌 경기 회복의 바람을 타고 수출 규모는 점차 확대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곧 안정세를 찾을 것이란 전망 역시 무역 적자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근거가 됐다.
 
마츠무라 히데키 일본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는 "수출 증가율이 곧 수입 증가율을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 경우 무역 적자 규모 역시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일본의 엔저 기조가 당분간 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엔화 가치 하락이 수출 증대 효과 이외에 수출 기업의 실적 개선을 견인한다는 점이 이유였다. 
 
수출 기업의 꾸준한 실적 개선은 근로자의 임금 상승으로 이어져 민간 소비 확대를 도울 수 있고 보다 많은 현금을 보유한 기업은 자본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니시오카 준코 RBS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정부는 경제 회복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엔저를 핵심 열쇠로 삼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의 엔화 환율은 작년 11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약세기조를 나타냈으며 지난 9개월간 달러대비 엔화 환율은 25% 가량 절하됐다.
 
한때 달러당 103엔까지 오르기도 했던 엔화 환율은 이날 오후 3시29분 현재 97.68엔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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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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