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구글 맵스가 최근 3차원 공간정보, 소셜 검색을 적용한 데 이어 이번에는 실시간 교통정보 기능까지 추가하면서 종합 공간정보 시스템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정부의 지도 국외 반출 금지 규정 때문에 여전히 '그림의 떡'일 뿐이다.
21일(현지시간) 구글은 지난 6월 인수한 이스라엘 소셜 내비게이션 앱 회사인 '웨이즈'의 실시간 교통정보 기능을 구글 맵스 모바일 버전에 통합했다고 발표했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구글 맵스는 실시간 지도 데이터, 교통사고, 교통체증, 주유소 위치와 가격, 공사 중인 도로 등의 모든 정보를 제공한다.
◇구글 맵스의 모바일 버전 화면.(사진출처=구글 맵스 공식 블로그)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구글 맵스는 우리나라의 경우 1961년 제정된 측량법(현행 '측량·수로조사 및 지적에 관한 법률') 때문에 여전히 제한적인 서비스만 가능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구글 맵스가 자랑하는 지도의 정밀성이 한참 뒤떨어짐은 물론 업데이트조차 쉽지 않다. 구글 글라스, 무인자동차 등 첨단 기술의 특장점도 거의 활용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정부의 이 같은 규정이 현실과 한참 동떨어져 있다는 데 있다.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을 막고 있지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정부에게 요구하는 데이터는 이미 네이버, 다음 등 국내 포털 사이트가 사용하는 것과 동일하다. 게다가 이미 지도 데이터에 1차적 규제를 거쳐 민감한 군사정보 등은 제외돼 있다.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구글 글라스'도 관련 규정에 의해 국내에서는 정식으로 서비스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구글 글라스는 구글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지도 데이터베이스(DB)를 핵심 기반으로 구동되는데, 정부가 무려 4년이 넘도록 구글코리아의 지도 정보 반출 요청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 맵스를 활용한 우리 중소기업들의 각종 첨단 공간정보 관련 사업 아이템이 전혀 빛을 보지 못하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통상 국내 기업이 공간 정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네이버 지도와 제휴를 맺어야 하는데, 비용도 문제지만 해외 진출시 구글 맵스를 기반으로 사업을 재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두 배로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이유로 IT 업계에서는 정부의 사문화된 규정이 자칫 IT 산업의 선진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공간정보와 관련한 서비스가 기존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마트 디바이스들과 연동되기 시작하면서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뛰어든 것에 비하면 역행도 이만한 역행이 없다는 지적.
국내 벤처업계 관계자는 "구글 맵스에 웨이즈가 통합되면서 미국, 이스라엘 등에서는 이미 실시간 교통방송 자체가 필요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며 "공간 정보가 이미 모바일 콘텐츠 산업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웨이즈의 서비스 화면.(사진출처=구글 맵스 공식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