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국회 국가정보원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여야 이견으로 결과보고서 채택에 실패한 채 종료됐다. 국조 과정에서 불거진 새누리당 대선 캠프와 국정원, 경찰의 커넥션 의혹도 진상규명이 힘들 전망이다.
민주당은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의 증인채택을 강력히 요구했다. 두 사람이 출석해 집권 여당과 국정원·경찰이 결탁했다는 관권선거 의혹에 대해 진술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 전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했던 부산 유세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원본이라는 문건을 낭독했다. 당시 김 의원이 읽은 내용은 남재준 국정원이 공개한 대화록과 동일해 파문이 일었다.
(사진=김현우 기자)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정문헌 의원이 촉발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NLL 포기 의혹과 관련, 박근혜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이었던 김 의원이 대화록을 사전에 입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져나갔다.
참여정부 청와대와 국정원에 한 부씩 보관된 것으로 알려진 대화록은 통상 30년 비공개가 원칙인 국가기밀인데, 김 의원이 남재준 원장의 대화록 공개 전 어떻게 이를 갖고 있었느냐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국조 과정에서 박근혜 캠프 종합상황실장이었던 권영세 주중대사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은 증폭됐다. 권 대사가 '비상상황'에서는 대화록을 "집권하게 되면 까고" 등의 말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 대선 캠프 핵심이었던 김 의원과 권 대사가 어떤 경로로 대화록을 사전에 입수했는지를 밝히기 위해선 증인채택이 필수적이라는 민주당의 요구는 이러한 배경에 기인한다.
더욱이 국가기밀인 대화록을 사전에 유출한 것도 모자라 이를 대선에 활용하려 기획했고, 실제로 낭독해 활용한 것으로 드러나 두 사람 증인채택은 필수적으로 보였지만 새누리당은 결사항전으로 임해 저지에 성공했다.
결국 국조 종료로 새누리당과 국정원의 대화록 사전 유출 의혹은 민주당이 특검 추진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당분간 진상을 가리기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다.
한편 국조 청문회에서는 대선 사흘 전 거짓 중간 수사 브리핑으로 출석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과 박원동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 박 전 국장과 새누리당 인사들의 전화통화에 대한 질의가 집중됐다.
하지만 김 전 청장과 박 전 국장은 2012년 12월16일 전화통화 사실이 "적절치 못했다"면서도 댓글 사건과 관련한 의혹에는 혐의를 부인했다.
아울러 청문회에선 새누리당 캠프 인사는 물론 박 대통령까지 경찰의 "댓글 흔적 없음" 중간 수사 브리핑 내용을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야당 측 의혹이 해소되지 못했다.
박 전 국장은 권영세 대사와 김무성 의원, 이한구 전 원내대표, 최경환 원내대표,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 등 새누리당 인사들과 통화한 사실이 있냐는 질문에 "기억이 안 난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박 대통령이 경찰의 중간 수사 발표 전 마지막 TV토론에서 "댓글 없었다"며 여직원 감금 인권유린을 집중 부각시켰고, 김무성 의원도 기자들에게 "오늘쯤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어 부상한 새누리당과 경찰의 커넥션 의혹을, 국조특위는 끝내 규명하는데 실패했다.
국조 종료 이후에도 민주당이 원내외 병행투쟁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김무성·권영세 증인채택 불발로부터 새누리당과 국정원, 경찰로 이어지는 결탁설 규명은 어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