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개혁 9차 촛불집회.."특검 수용하라"

김조광수 "국정원이 댓글 다니, 첩보영화 현실성 떨어질까봐 못 만들어"

입력 : 2013-08-23 오후 9:40:25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289개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국정원 개혁촉구 시국회의가 주최하는 9차 촛불집회가 23일 청계광장에서 민주당 국민보고대회에 이어 열렸다. 주최측 추산 3만여명이 참석한 이번 촛불집회에서 시국회의 측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특검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날 시국회의를 대표해 무대에 오른 박석운 진보연대 대표는 "국정조사에서 야당과 국민들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에게 우롱당하고 능멸당했다"며 "조롱과 능멸로 인해 국민과 야당의 임계점은 넘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는 "특검으로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며 특검도입을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을 향해 "진상규명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회에서 무슨 의미있는 논의가 가능하겠냐"며 "두루뭉술하게 국회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전면적인 장외투쟁에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또 전날 야당 특위위원들이 청와대에 전달한 공개서한에 담긴 '3.15 부정선거를 반면교사로 삼아달라'는 내용에 대해 "대선 불목"이라고 야당을 맹비난한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향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 비밀 정보기관이 대선에서 여론 조작을 공작해 대선에 개입했다면 그 선거가 공정선거냐"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저렇게 난리치는 것을 보니 찔리긴 찔리나 보다"고 일침을 가했다.
 
민주당을 대표해 무대에 오른 우원식 최고위원도 "특검을 통한 진상규명, 전국적인 민주주의를 위해 국민 여러분이 나설 때 민주당이 앞장 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서 책임져야 한다"며 "박 대통령은 국민들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남재준을 해임하고, 대통령이 사과하는 것에 대해서 답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영화감독인 김조광수씨는 자신이 CIA 요원이 주인공인 영화 '본' 시리즈의 팬이라고 밝히며 "정보기관 요원이 나오는 멋진 첩보 영화 만들고 싶다. 그런데 국정원이 댓글이나 달고 있어서 현실성 떨어진다는 얘기 들을까 봐 못 만들겠다"고 꼬집었다.
 
김조 감독은 "스노든이라는 CIA 요원은 비밀 정보를 공개했다고 해서 미국 정부로부터 추적을 당하고 있다. 호주를 들렀다가 러시아로 망명했다. 다른 나라의 공작원들은 이런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공작원들은 집에서 댓글을 달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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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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