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정부가 취득세 기본세율을 영구히 인하하기로 하면서 취득세수 부족에 따른 중앙정부의 지방재정 보전문제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법정세율을 그대로 두고 6개월이나 1년 등 한시적인 감면을 해왔지만, 이번에는 법정세율 자체를 인하하ㄹ는 것이어서 세수입 부족에 대한 보전대책도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28일 취득세율을 현행 9억원 이하 1주택 2%, 9억원 초과 및 다주택자 4%에서 6억원 이하 주택 1%, 6억~9억원 2%, 9억원 초과 주택 3%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전월세대책을 발표했다.
6억원~9억원 사이의 주택은 현행과 같은 2% 세율이 적용되지만 1억원~6억원 주택의 경우 현행보다 50%, 9억원 초과 주택의 경우 현행보다 25% 인하하고, 특히 다주택자에 대해서도 세율인하를 차등화하지 않고 1주택자와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법정세율이 최대 50%까지 인하되면서 장기적인 세수입 감소가 예상되지만 정부는 이번 발표대책에는 지방세수 보전대책은 포함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취득세 인하에 따른 지방세수 감소액은 전액 보전하되, 구체적인 보전방안은 중앙-지방간 기능 및 재원 조정방안을 논의한 후에 최종적으로 9월중에 별도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세수입 감소액 전액보전이라는 원칙을 내세우면서도 구체적인 보전방안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은 보전 방식과 기준에 있어서 정부와 지자체간의 생각차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 불황으로 세입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복지공약 등 공약재원도 부족해서 예산편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에 떼어줄 재정마련이 쉽지 않은 입장이다.
지자체의 경우 중앙정부의 부가가치세수 5%를 지자체로 이전하고 있는 지방소비세율을 10% 이상으로 인상하는 등의 항구적인 대책을 원하지만 중앙정부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세율인하가 세입에 미치는 영향이 줄기 때문에 항구적인 지원책이 아닌 한시적인 지원책을 원하고 있다.
당장 지자체와 이를 표밭으로 하고 있는 정치권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취득세율은 지방세이므로 세율 인하에 따른 지방재정 보전 대책이 마련돼야 하는데도 구체적인 대책은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지방세수 감소분에 대한 보전 대책이 없다면 지방은 (취득세 인하방안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정부와 여당이 취득세 영구인하에 따른 지방재정 건전성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대화 자체를 거부하겠다는 강경대응 방침을 정했다.
문병호 민주당 정책위수석부의장은 "재원 마련 대책이 마무리되지 않은 채 인하 결정만 발표하는 바람에 시장은 아직 혼란스럽다"면서 "재원마련에 대해 부처간 내부정리도 안돼 우왕좌왕하고, 지자체는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당인 새누리당도 전날 당 지도부와 시도지사들과의 간담회에서 지역공약 미이행 및 취득세 인하방침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전해 들은 터라 지방재정 보전대책에 대한 정부 압박수위를 높일 전망이다.
새누리당 김영주 의원은 28일 안정행정부 자료를 인용한 보도자료를 통해 2011년 이후 3차례 취득세 감면으로 총 4조3469억원의 세수감소가 있었다고 지적하며 "지방재정이 흔들리지 않도록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