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은행들이 대출을 줄이면서 은행채 발행도 줄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은행채 발행을 축소하거나 필요한 만큼만 발행하기로 경영 계획을 정했다.
신한, 우리은행은 올해 경영 계획에서 축소 규모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은행채 발행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국민은행도 정책적인 방침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은행채 발행을 줄이는 중이다.
하나은행은 기본적으로는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만 은행채를 발행할 계획이며, 앞으로 자금 사정을 보고 은행채 발행 축소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은행들이 은행채 발행을 줄이면서 이달 1일부터 이날까지 은행채 순상환 규모는 1조4000억원.
지난 해 1월 5조원이 순발행 된 것과 크게 대조를 이룬다.
국내 시중은행 중 기업은행만이 중소기업 대출을 유지하기 위해 중소기업금융채권 발행을 늘릴 계획이다.
대다수 은행들이 은행채 발행을 줄이는 이유는, 경기 불황으로 대출이 줄어들면서 이전만큼 많은 자금이 필요 없어진 데다 신용위험을 회피하기 위해서 일부러 대출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지난 해 전체 중소기업 대출금은 45조원으로 전년 65조1000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특히 하반기 이후 국내 경기가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은행의 중기 대출은 크게 줄었다.
올 해도 경기 침체가 계속 되면서 은행의 중기 대출은 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출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채와 같은 고금리 시장성 수신 비중이 많으면, 은행은 조달 비용 상승 등 부작용이 더 커지게 된다.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대까지 내리면서 시장 금리가 급락해, 높은 은행채 금리 부담은 더 커졌다.
또 만약의 금융 불안 재발 사태를 대비하는 것도 은행채 발행 축소의 이유다.
작년 말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면서 은행채 만기 연장이 힘들어지면서 은행채 스프레드가 급등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다.
은행은 앞으로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전체 시장성 수신을 발행을 줄이고, 고객 수신을 늘려 나갈 방침이다.
은행이 시장성 수신을 줄이면서 은행의 재무건전성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은행의 대출 여력은 줄어들기 때문에 중소기업 대출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