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 고양원더스 구단주, 미국 야구선수 되다

입력 : 2013-08-29 오후 1:17:02
◇미국 캔암리그(Can-Am League)의 락랜드 볼더스(Rockland Boulders)에 정식 선수로 입단한 국내 독립야구단 고양원더스 허민 구단주. 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허 구단주. (사진제공=고양원더스)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독립야구단 고양원더스의 허민 구단주가 미국 독립야구단인 '락랜드 볼더스(Rockland Boulders)'에 정식 선수로 입단했다. 지난 8년에 걸쳐 너클볼을 연마하고, 정식 야구 선수가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그 꿈을 달성한 것이다.
 
고양원더스는 29일 허민 구단주가 미국 캔암리그(Can-Am League)의 락랜드 볼더스(Rockland Boulders)에 정식 선수로 입단한다고 발표했다.
 
캔암리그는 미국 독립리그 중 하나로 마이너리그 싱글A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1936년 창설된 이래 몇 차례 변화를 거쳐 2005년 현재의 모습을 갖췄으며, 뉴욕시 인근 3개 팀과 캐나다 동부 2개 팀, 총 5개 팀이 연간 100경기를 치르고 있다.
 
홈경기장인 프로비던트 뱅크 파크(Provident Bank Park)를 메인 구장으로 사용하는 락랜드 볼더스는 지난해 16만1375명(경기당 3293명)이  찾았으며, 올해 현재 13만2911명에 달하는 관중을 동원한 캔암리그를 대표하는 야구단이다.
 
허 구단주는 올해 초부터 애리조나와 텍사스, 시애틀의 루키팀 입단 테스트를 받으면서 미국 진출을 타진했다. 지난 6월에는 시애틀 루키팀 연습경기에 등판해 2이닝 1안타, 2삼진, 1볼넷, 1실점을 기록했으며 구단 관계자로부터 너클볼 구위가 준수한 것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다만 선수 출신이 아니고,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마이너팀 입단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독립리그의 문을 두드린 결과 당당히 정식 선수가 됐다.
 
2009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전설적인 너클볼 투수 필 니크로에게 찾아가 너클볼을 사사받는 등 허 구단주는 수 년동안 정식 야구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현재 시속 90㎞ 초반 구속의 너클볼이 주무기며, 날카로운 제구의 투심과 포심을 섞어서 구사한다.
 
허민 구단주는 "원더스 선수들 외에도 아직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에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면 반드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기쁘다"며 "앞으로 더 높은 무대를 위한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또한 "그간 세심하게 지도해준 김성근 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다"며 "감독님의 지도 아래 선수로서 지녀야 할 기본기를 체계적으로 갖춰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며 김성근 감독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실제로 허구단주는 지난 2년간 김성근 감독을 수시로 찾아가 투구폼과 견제, 수비 등 투수 훈련을 받아왔다.
 
락랜드 구단 사장 켄 레너는 "락랜드 볼더스에 입단한 최초의 한국 선수며, 최초의 너클볼 투수"라며 허 구단주 입단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허 구단주는 시즌 종료를 앞두고 1~2경기에 등판할 것으로 예상되며, 다음 시즌을 앞두고 진행될 스프링 캠프에 정식으로 초청을 받아 다음 시즌 풀타임 출전에 도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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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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