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열차 사고, 어이 없는 人災..신호보다 빨리 출발

국토부 "강도 높은 조사 실시할 것"

입력 : 2013-08-31 오후 9:17:49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31일 발생한 대구역 열차 3중 사고는 기관사에게 열차 출발 신호를 주는 여객전무의 실수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다행이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된다면 어이없는 인재(人災)가 발생한 셈이다.
 
사고의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는 여객전무는 승차권 확인과 열차내 승객 관리 등은 물론 승객들의 안전한 승하차를 위한 출입문 개폐권한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선로의 신호를 확인해 출발 가능 여부를 기관사에게 전달하는 중요한 일을 맡고 있다.
 
코레일 등에 따르면 대구역에는 5개의 신호기가 운영되고 있다. 1번과 2번 신호기는 상행선, 3~5번 신호기는 하행선 열차들이 사용한다. 신호기는 중앙 관제센터에서 내려온 명령에 따라 출발을 표시하는 파란불과 문제가 생겼을 경우나 멈춰야 할 경우를 표시하는 빨간불이 켜진다.
 
신호기는 역내 컴퓨터 시스템으로 자동 작동되며, 만약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경우 모두 빨간불이 켜지도록 돼 있다는 게 코레일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날은 신호기는 정상적으로 작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열차가 출발 신호보다 조금 빨리 움직이며 사고가 발생했다고 코레일은 밝혔다. 결국 열차 운행에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누군가가 신호 체계를 이해하지 못했거나 확인을 소홀히 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팽정광 코레일 사장직무대행은 이날 오후 대구역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하며 "사고는 무궁화호 열차가 출발신호보다 빨리 운행하면서 대구역을 통과, 서울로 향하는 KTX 측면을 접촉해 일어난 사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복구 작업에 임해 철도 운행에 지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다시 한 번 고개를 깊이 숙였다.
 
국토교통부는 철도안전기획단장과 안전감독관을 현장으로 급파해 복구 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국토부는 일단 사고 현장 수습에 전력을 다한 뒤 코레일에 대한 강도 높은 안전관리실태 점검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소식을 듣지 못한 승객들이 서울역과 대구역에 몰리면서 현장은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예약 열차를 타지 못한 승객들은 대체 교통수단을 찾느라 큰 불편을 겪었다. 코레일은 전액 환불과 소정의 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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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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