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서울시와 새누리당이 영유아 무상보육 예산 처리 방식을 놓고 연일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는 무상보육예산이 부족한 근본적인 원인으로 구조적으로 서울시에 불합리한 비용분담 비율을, 새누리당은 서울시의 잘못된 예산책정과 운영행태를 꼽았다.
조현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지난 2일 SBS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저희는) 예산부담금 3000억원이 넘기 때문에 실제로 추경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보다 그렇게 된 이유가 더 중요하다"며 "다른 지자체의 경우 국고 보조 비율이 50:50인 반면 서울시는 20:80이기 때문에 상황이 더 힘들다"고 밝혔다
다른 지자체들과 분담비율이 차이 나는 이유에 대해 조현옥 실장은 "분담비율은 지난 2006년에 결정되었고, 당시 서울시가 부담하는 보육료는 1000억원 정도였다"며 "지금은 보육료만 1조원이 넘고 서울의 재정 자립도는 더 나빠져, 현재의 20:80구조를 견딜 수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또 "올해 무상보육이 전면 확대되면서 늘어난 소득분위 상위 30%의 아이들 중 절반이 서울시에 포함되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 날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박원순 시장의 몽니로 재정자립도 1위인 서울에서 보육 대란이 현실화될 지경이다"며 "아이들의 미래를 볼모로 박시장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방위적인 선동정치를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제해결을 위한 해법 마련에도 합의점을 못 찾고 있다.
서울시는 ’영유아 무상보육 개정안’ 처리가 먼저라고 말한다. 개정법을 통해 현행 20:80(정부20:서울시80)의 분담비율을 40:60(정부40:서울시60)수준으로 높여야 매년 발생하는 예산부족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새누리당은 ‘先 추경, 後 법개정’을 내세우고 있다. 서울시가 추경편성을 해야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해결된다는 의견이다.
법 개정에 대해서도 서두를 사안이 아니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최경환 원내대표는 "중앙정부는 무상보육에 따른 지자체 재정지원을 위해 특별교부세와 예비비를 통해 5067억원을 준비했다"며 "서울시가 추경만 편성한다면 이중 1423억원을 당장 가져갈 수 있고 이는 중앙정부가 올해 서울시 무상보육 소요예산의 42%를 지원하게 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시는 무상보육에 대한 중앙정부 보조율을 40%로 요구하는데 이 목표치도 초과하게 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최 원내대표는 보육법 개정안에 대해서 "국회에서 여야간 영유아보육비를 포함해 지방비 지원 전반을 논의하고 있는 만큼 올해 안에는 결론이 날 것이다"고 말했다
이런 새누리당의 주장에 대해 서울시는 반박한다.
조현옥 실장은 "지금 서울시의 재정 상황으로 추경편성은 불가능하다"며 "무상보육에만 3700억원이 부족한데다, 시의 세수 감소분 7000억원 가량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추경편성에 들어가는 비용이 실제로는 1조원 상당의 액수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영유야 보육법 개정안 통과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이성은 서울시 보육기획팀장은 "기준보조율이 40:60이 되면 서울시 21개구가 차등보조율을 받아 실질적으로 49:51의 분담이 된다"며 "단순하게 올해 예산만 40%정도로 늘릴 것이 아니라 기존보조율이 40%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성은 팀장은 "단순하게 추경편성만을 고민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원인해결이 중요하다"며 "국회 법사위에서 10개월째 계류중인 보육법 개정안이 빨리 통과돼 기존보조율을 40%대로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