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지난해 12월11일 댓글활동 의혹으로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가 자신의 오피스텔에 감금돼 있을 당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은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만나 저녁식사를 했다고 밝혔다.
당시 국정원 심리전단 소속이었던 김씨는 이 전 차장의 직속 부하직원이었고, 김 전 청장은 국정원 여직원 댓글사건을 수사한 수서경찰서 수사팀의 상급관청 수장이었다.
이 전 차장은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범균) 심리로 진행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12월11일 "김 전 청장을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그날 김 전 청장을 왜 만났냐"는 검찰의 질문에, "사건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만남이고, 서울 통합방위를 협의하는 차원에서 만난 것"이라며 "2~3주 전 약속을 잡았었다"고 밝혔다.
당일은 민주통합당이 "국정원 직원으로 추정되는 공무원이 특정 후보자에게 유리한 인터넷 댓글을 게시한다"는 의혹을 제기해 국정원 여직원 김하영씨가 자신의 오피스텔에 사실상 감금돼 있는 상황이었다.
이 전 차장의 증언을 종합하면, 그는 식사를 하던 도중 원세훈 원장으로부터 댓글 사건과 관련된 연락을 받은 뒤 김 전 청장에게 "수서경찰서에 관련 사건이 있느냐"고 물었고, 김 전 청장은 "없다"고 대답했다.
이 전 차장은 김 전 청장과 헤어진 뒤 당일 밤9시59분쯤 전화를 걸었어 부하직원이 감금돼 있다는 보고를 받는 등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이 전 차장은 "서울경찰청에선 어떻게 파악하는지 알아보고자 전화한 것"이라며 "입장을 전달한 건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이 전 차장은 12월14일 저녁8시25분 쯤에도 부하직원의 노트북 등 임의 제출 등 수사 내용과 관련한 통화를 한 사실이 있다고 증언했다. 이날은 김씨가 자신의 노트북 등을 수서경찰서에 증거로 임의제출한 날이었다.
이 전 차장은 "직원이 심각한 상태로 감금돼 있어 사실관계가 중요했다"며 "모르는 아지트였는지 확인하고 대선개입을 목적으로 활동을 했는지 파악하는 차원에서 전화를 했다"고 밝혔다.
◇서울법원종합청사(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