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정치권 반대로 고배를 마셔 온 장기세제혜택펀드가 젊은 세대를 겨냥하고 나섰다. 젊은층은 곧 장기적인 유권자를 의미하는 만큼 국회의원들의 마음이 움직일지 주목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11월 금융투자업계의 숙원 사업인 장기세제혜택 펀드 도입이 재논의된다. 다음달 결산 국회와 국정감사를 마친 후 11월 법안 소위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금융위가 야심차게 준비한 장기세제혜택펀드 도입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법률안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1년째 계류 중이다.
복지 분야 등 정부의 재원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서 소득공제 금융 상품을 늘리는 것은 세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서민들의 재산 형성을 위해 출시한 재형저축이 외면받고 있는 상황에서 비슷한 상품을 출시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사진=뉴스토마토)
장기세제혜택펀드는 5~10년 이상 가입한 사람에게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상품이다. 연봉 5000만원 이하의 회사원이나 연소득 3500만원 이하의 사업자가 10년 이상 펀드에 투자할 경우 불입액의 40%까지 소득 공제해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장기세제혜택펀드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자 금융위는 고민에 빠졌다.
고심을 거듭하던 금융위는 장기세제혜택펀드의 타깃을 당초 자영업자에서 20~30대의 젊은 세대로 바꾸기로 했다. 국회의원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가 정치권의 지적에 일정 부분 공감한 것으로 안다"며 "증세 분위기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의원들의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다가 젊은층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젊은이들은 투표권을 오랜 세월 가지고 있기 때문에 2030젊은 세대를 위한 저축상품으로 타깃을 바꾸기로 했다"며 "뿐만 아니라 해당 펀드에 젊은 세대들이 참여함으로 인해 자본시장의 평균 연령을 낮추는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아직 급여가 낮으면서도 일정 부문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고수익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에 맞는 상품"이라며 "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저축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는 저축상품이 나온다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새누리당에서는 장기세제혜택펀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올해 정기국회 중점 처리 법안으로 장기세제혜택펀드를 올려놨다.
반면, 민주당은 세수 문제에 대해 보완책이 필요하다며 선을 긋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일부에서 이 법안을 지지하고 있긴 하지만 반대가 더 많다"면서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회 한 관계자는 "이 상품이 최근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젊은 유권자의 자산 형성에 도움을 준다고 하면 국회의원들도 모른척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이번 정부 기조가 세수 확보에 있는 만큼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