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필리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대응할 충분한 준비를 마쳤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2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디와 귀니군도 필리핀중앙은행 부총재는 지난 21일 마닐라에서 기자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어떠한 혼돈에도 대응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귀니군도 부총재는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정책적 도구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정책적 도구로는 ▲달러와 페소의 유동성 확대 ▲리스크에대한 면밀한 관리 감독 ▲경제 상황에 대한 선제 안내 ▲통화 긴축 정책 사용 가능성 등이 포함됐다.
앞서 필리핀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가능성이 처음으로 제기된 후 큰 혼란을 겪었다.
미국이 돈줄 죄기에 나설 경우 글로벌 자금이 모두 미국으로 흘러들어가 신흥 시장의 자본 유출이 가속화 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에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세계은행(WB) 이사는 "신흥국들은 미국의 테이퍼링 시행에 대비한 대응책을 방비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지난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은 시장의 예상을 뒤로하고 테이퍼링을 일시 연기 했다.
그러나 언젠가는 현실이 될 문제 앞에서 필리핀이 시장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앞서 필리핀중앙은행은 자본 규모를 현행의 500억페소에서 1500억페소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며 세금 감면과 채권 발행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클 완 크레딧스위스 이코노미스트는 "자본 확대와 채권 발행 가능성 등은 중앙은행이 거시 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라며 "중앙은행이 시장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