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규제하는 지자체의 조례안에 '강제성'이 없다면, 상생발전이란 공익을 달성하는 데 적절하므로 위법하지 않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앞서 법원은 종전의 조례는 의무휴업을 '강제'하는 까닭에 위법하다고 봤다. 개정 조례는 의무휴업 시행을 지자체장의 재량에 맡기도록 돼 있어 강제력이 없다.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14부(재판장 진창수)는 24일 이마트와 롯데쇼핑, 에브리데이리테일, GS리테일, 홈플러스, 홈플러스테스코 등 유통업체 6곳이 서울 시내 5개 구청장을 상대로 낸 영업시간제한등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해당 조례는 유통산업발전법의 법률조항을 그대로 조례의 내용으로 옮겨 놓은 것이거나 일부 표현만 변경한 것으로 문언상 법령이 정한 위임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처분대상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행정청의 재량을 제한한다면, 영업시간 제한 등에 필요한 판단 기준과 처분의 대상과 범위를 자세히 정하지 않더라고 재량권을 지자체에 주는 것이 법령의 취지에 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자체들은 관할구역의 대형마트와 중소유통업체의 점포 수, 상권 형태 등을 고려해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을 시행하고 있다"며 "조례의 발동요건이 다소 추상적이더라도 지자체에 자의적인 재량권을 부여한 것이라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영업시간 제한 등이 대형마트 소속 근로자의 건강을 개선하고, 중소유통업자의 매출이나 이익의 증가에 도움이 되므로 상생발전이라는 공익 달성에도 적절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또 "영업제한 시간이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까지로 비교적 소비자의 구매가 뜸한 시간이라 매출과 이익 감소분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며 "공익의 중요성 등을 고려할 때 대형마트의 이익을 지나치게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서울 동대문구 등은 2012년 구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에 따라 '대형마트에 대해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여 이를 명하여야 한다'는 조례를 재정해 이마트 등 관할 대형유통업체에 공문을 보냈다.
이마트 등은 지자체의 조례안에 따른 행정 처분에 불복하고 소송을 냈다. 당시 법원은 "지자체장이 의무적으로 영업시간 제한을 명하도록 강제한 것은 위법하다"며 대형마트 측의 손을 들어줬다.
동대문구 등은 종전의 조례를 '지자체장은 의무휴업일을 지정해 명할 수 있다'고 개정하고 의무휴업일을 지정했고, 이에 이마트 등은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