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우림건설 사옥. (사진제공=지지옥션)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건설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강남에 적을 둔 건설사들이 사옥을 매각하고 도심 외곽지역으로 이전하는 '탈(脫) 강남'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011160)은 올 상반기 서울 강남구 논현동 본사 사옥을 우정사업본부에 매각했다.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매각 후 다시 임대를 받아 그대로 사용하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관리 중인 우림건설은 서울 서초동 사옥을 팔고 다음 달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연구지원용지 내 '우림 W-City'신사옥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지난 5월 우림건설이 매각한 서초동 사옥은 부실채권 유동화 전문회사인 '우리F&I'가 390억원에 경매로 낙찰 받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기존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옛 사옥에서 신사옥으로의 이전했다. 그동안 강남구 일대 9개 건물에 각 부서가 분산해 위치했던 것을 한군데로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옥 이전을 결정했다.
현대산업개발 역시 30여년간 지내던 강남생활을 청산하고 서울의 중심인 용산으로 본사를 옮기면서 '新 용산시대' 개막을 알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탈 강남화' 현상은 강남의 높은 임대료로 인해 분산됐던 사무실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한 목적도 있으나, 장기화된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유동성 위기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월드건설과 남광토건 등 워크아웃으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의 경우 이미 도심 외곽지역으로 본사를 이전했다"며 "경기 불황에 대형사, 중견사 할 것 없이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사옥을 매각하는 것은 물론 이전까지 하면서 분위기를 전환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