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허경욱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대표부 대사는 26일 "연금 개혁을 위해서는 연금수령 연령을 늦추는 동시에 퇴직연금에 대한 가입을 늘리고, 연금의 재투자의 방향성에 대한 고려에 나서는 것이 선제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경욱 전 대사는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뉴스토마토 주최로 열린 '2013은퇴전략포럼'에서 이같은 연금개혁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급속한 고령화와 심각한 재정위기, 연금자산투자 수익의 급감으로 개혁이 불가피 하지만 연금개혁은 세대 간 이익이 정면충돌하는 정치적 현안이기에 개혁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한 정치적 리더십이 뒷받침된 광범위한 합의 형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한국사회에서 연금 개혁의 중요성과 시급성은 OECD 전체 가입국에 비해 훨씬 절박한 수준"이라며 조속한 연금 개혁 노력을 촉구했다.
연금재정의 부실 우려의 대한 해법으로 허 전 대사는 "많은 국가들이 단기적으로 개혁 저항을 극복하기 위해서 연금수령액을 기대수명과 자동적으로 연계하는 방안을 일정부분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 한계가 있다"며 "대부분 연금 수령연력이 67세로 옮겨가고 있으나 기대수명이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서 향후 더욱 늦추는 것도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선진국이나 일본에 비해 최대 두 배이상 빠른 고령화에 대처하기 위해 "개혁을 통해서 근로연령을 늘려 일하는 기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조기퇴직보다 노년층의 근로연한 확대에 대한 수혜를 높이는 노력도 요구된다.
허 전 대사는 "노인의 취업률이 증가하면 젊은 세대의 자리를 빼앗아간다는 잘못된 사회인식은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청년층의 취업률 증가와 연계되는 모습"이라며 "이와 함께 노인에 대한 직업훈련, 알선 등을 적극적으로 주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부족한 공적연금을 보완하기 위해 DC형과 같은 강제적 수준의 민간연금을 장려해 나가야 한다"며 "민간연금을 임의 연금에 자동 등록하고 세제해택이나 보조금 지급을 통한 가입유인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저소득층에 대한 보호노력과 연금투자 부분의 효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연금 개혁의 요소로 고려됐다.
허 전 대사는 "연금같은 장기 투자 자산이 투자될 수 있도록 장기채권이나 인플레 헷지 채권 등의 시장이 활성화돼야 하고, 사회간접자본투자 등도 연결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주택 역모기지 도입 등 정부가 최종 보험 제공자 역할을 수행해 나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허경욱 전 OECD 한국대표부 대사가 '2013은퇴전략포럼'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