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사진=뉴스토마토 DB)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교통사고로 의식불명 상태더라도 아버지가 성년의 아들을 대신해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모씨(30)에 대해 벌금 8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성년인데도 의사능력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 아버지가 당연히 법정대리인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의 아버지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어도, 그것이 반의사불벌죄에서의 처벌희망 여부에 관한 피해자의 의사표시로서 소송법적으로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했다.
앞서 정씨는 지난 2011년 5월26일 새벽 1시경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거리 교차로 부근에서 당시 도로를 건너고 있던 이씨를 보지 못한 채 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이씨는 만성 식물인간 상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 처했다.
이후 정씨는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아버지가 처벌을 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으니, 이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한다"며 공소를 기각해 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으며, 항소심도 같은 벌금형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