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해외 원조 사업에서 국내 기업의 수주 기회가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소·중견건설사들의 신규 해외진출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공적개발원조(ODA) 언타이드화 확대에 따른 해외건설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원조시 국내 기업이 수주하는 조건을 달지 않는 이른바 '언타이드(untied:자국 건설사 수주 조건 등을 달지 않는 비구속 조건) 원조'가 늘면서 국내업체의 수주기회가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로 국내 건설사의 ODA 재원 해외사업 수주실적은 2011년 6억7000만달러에서 지난해 3억1000만달러로 반토막 났다. 같은 기간 중소건설사의 해외원청공사 수주액도 38억5000만달러에서 22억5000만달러로 급감했고, 전체 수주실적 중 중소업체 수주비중은 1.1%에서 0.5%로 감소했다.
건산연은 한국의 ODA 규모가 아직 작지만 2015년까지 GNI(국민총소득) 대비 ODA 비중을 0.25%(2011년 0.12%, 2012년 0.14%)로 늘리겠다는 정부의 로드맵을 고려하면 전체 해외수주에 대한 영향도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해외경쟁력이 취약한 중소·중견사가 그나마 낮은 리스크로 해외경험과 실적을 쌓을 수 있는 원조사업의 수주 기회마저 축소되면서 이를 만회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민형 건산연 연구위원은 "ODA중에서도 특히 EDCF(대외경제협력기금) 언타이드화 증가에 따른 수주감소에 대응하고 대규모화 되어가는 수원국의 인프라 사업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EDCF를 민간과 연계한 PPP(민관협력사업)사업에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정부 대응책의 경우 대부분 방어적인 대책들로 기술협력사업 확대 정책의 경우에는 기술 유출의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며 "민간과 연계한 PPP 사업에의 지원 및 투자 확대, 기술 협력과 유상지원의 연계 강화, 설계·시공 기준 및 표준의 확산 등 적극적인 수주 감소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도 "중소·중견건설사의 해외진출은 대형사와 달리 아직 많은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며 "대형사와 중견사가 동반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하도급 공사에 불과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중견건설사의 해외 진출 상황에서 ODA사업 마저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