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준혁 기자)
[광주=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KIA에게는 '시즌 마지막 경기'이자 '타이거즈의 마지막 무등야구장 경기'였다. 4일 넥센전의 각오가 당연히 남달랐다.
그렇지만 넥센도 이날 KIA전은 매우 각별한 경기였다.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치열한 2위 싸움을 진행 중인 넥센은 이날 경기를 지면 3위 이하 성적을 거둬 반드시 준플레이오프를 하게 된다. 이날 경기를 어떻게든 이겨야 했다.
서로에게 의미가 각별한 경기였던 만큼 이날 경기는 역전과 동점이 반복되는 치열한 양상을 띄었다. 결국 마지막 순간 미소를 지은 팀은 넥센이 됐다.
프로야구단 넥센 히어로즈는 4일 광주 무등구장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올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8-3으로 이기면서 '자력 2위'의 희망을 이었다. 반면 KIA는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넥센에 대패해 4할8리의 승률로 이번 시즌을 마쳤다. 여러모로 의미가 적잖은 경기였지만 마지막 반전은 찾아오지 않았다.
선취점은 넥센이 기록했다. 넥센은 3회초 선두타자 서건창이 2루수 왼쪽에 떨어지는 내야안타로 출루하자 서동욱의 희생번트와 이택근의 땅볼을 통해 2사 3루 득점 찬스를 엮어냈다. 서건창은 박병호의 중전 안타로 홈을 밟으면서 먼저 점수를 뽑아냈다.
하지만 KIA가 곧바로 추격했다. 2사 이후 안타로 출루한 신종길이 상대의 폭투로 결국 2루 베이스를 밟았고 박기남의 안타에 맞춰서 홈으로 들어온 것이다.
양팀의 공방전은 5회에도 이어졌다. 넥센이 2사 2루 찬스에 박병호의 좌전 적시타가 터져 서건창이 홈을 밟자, KIA는 1사 이후 기록된 신종길의 안타와 도루, 이범호의 적시타를 더하며 다시 동점을 만든 것이다. 넥센은 이후 2사 1, 3루 득점 찬스를 이었지만 강정호가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되며 멀리 달아날 기회를 끝내 놓치고 말았다.
넥센이 달아나고 KIA가 동점으로 뒤쫓는 양상은 7회도 다르지 않았다.
넥센은 7회초 KIA의 투수가 바뀌며 생긴 틈을 활용해 달아나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이택근과 뒤이은 박병호는 물론 마운드가 교체된 이후로도 김민성이 볼넷을 얻어내 무사 만루 찬스를 엮었고, 강정호가 중전안타를 쳐내면서 1득점에 성공한 것이다.
다만 뒤늦게 영점이 잡힌 신승현이 오윤과 유한준을 연이어 삼진으로 잡아내 멀찌감치 달아나는 데에는 실패했다.
KIA는 선두타자 차일목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나서자 박기남이 넥센의 바뀐 투수인 마정길을 상대로 희생 플라이로 얻어내며 차일목의 대주자인 윤완주를 불러들여 겨우 동점을 엮었다. KIA도 동점을 만든 이후 넥센을 떼어내는 데에는 실패했다.
이날 승부는 8회 갈렸다. KIA가 따라오지 못하도록(?) 2득점한 것이다.
넥센은 낫아웃 폭투로 출루한 송지만의 대주자인 유재신이 이택근의 2루타로 홈을 밟으면서 다시 달아나는 점수를 뽑아냈다. 이후 박병호와 강정호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 득점 찬스에는 문우람이 투수 오른쪽으로 떨어지는 내야안타를 치면서 이택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경기 후반인 8회초 넥센이 KIA의 추격을 쫓은 것이다.
넥센은 9회초 3점을 더하며 KIA의 추격의지를 꺾어놓았다. 선두타자인 허도환의 2루타에 서건창의 희생번트와 장기영의 3루타가 이어지며 점수를 얻었고, 박병호의 볼넷과 도루등으로 엮은 2사 2, 3루 득점 찬스에 후속 타자인 김민성의 2타점 적시타가 이어지며 주자가 모두 홈을 밟은 것이다.
KIA는 9회말 점수를 내지 못했다. 결국 이날 넥센은 KIA를 상대로 8-3의 대승을 이뤄 자력 2위의 희망을 이었고, KIA는 시즌 마지막 경기를 패하며 올해 8위를 확정지었다.
이날 양팀 선발은 모두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KIA의 양현종은 6회까지 올시즌 최다인 117구를 던지면서 9개의 안타와 2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의 무난한 투구를 했지만,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떠나 승패를 결정짓지 못했다. 넥센은 선발 투수가 조기 강판돼 승리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
KIA는 양현종 이후 빌로우(2볼넷 1실점(1자책))-신승현(1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심동섭(1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2자책)-윤석민(1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3실점(3자책))이 마운드를 지켰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시즌을 마치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예정인 윤석민은 3안타를 맞고 3실점해 아쉬움을 남겼다.
넥센은 이날 승리를 위해서 총력전을 펼쳤고 오재영(3.2이닝 3피안타 5탈삼진 1자책)-한현희(1.1이닝 3피안타 1탈삼진 1자책)-송신영(1.1이닝 1피안타 1볼넷 1자책)-마정길(0.2이닝 1볼넷 무실점)-박성훈(0.1이닝 무실점)-손승락(0.2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쏟아부었다. 결국 이날 승리는 마정길이 따냈고 손승락이 세이브를 기록했다.
넥센의 타선에선 결승타를 기록한 이택근(5타수 2안타 1타점)과 쐐기 2타점을 써낸 김민성, 필요할 때 안타를 쳐 넥센의 기회를 만든 톱타자 서건창이 빛났다. 박병호도 3타수 2안타 2타점 3볼넷으로 끊임없이 출루했다.
한편 KIA는 무등구장 고별 경기에서 패하며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9승3패로 10승을 노린 양현종이 패하며 KIA의 2013년 시즌은 '10승 투수가 없는 시즌'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