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준. (사진제공=NC다이노스)
[창원=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많은 사람들에게 결코 주목받지 못한 경기였다.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둔 순간까지 플레이오프 직행팀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다수 야구 팬들의 이목은 당연히 서울 잠실구장과 대전 한밭구장으로 몰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6위와 7위가 확정된 SK와 NC는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며 경기장을 찾아온 팬들에게 보답했다.
그렇지만 무승부가 아니라면 승자는 하나 뿐이다. 이날 승자는 홈팀인 NC였다.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는 5일 오후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홈경기에서 박정준의 재역전 투런포로 5-6의 짜릿한 승리를 맛보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날 경기를 이긴 홈팀 NC는 1군에 오른 첫 해에 7위와 최종 승률 4할1푼9리(52승4무72패)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신생팀 최고 승률(1990년 쌍방울·4할2푼5리)을 넘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리그의 신생 팀으로서 좋은 성적으로 이번 시즌을 마무리했다.
반면 패배한 SK는 최근 6년만에 가을 야구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물론 최종승률 4할9푼6리(62승3무63패)로 승률 5할을 넘는 데에도 실패하며 쓸쓸하게 시즌을 종결했다.
선취점은 SK가 기록했다. SK는 1회 2사 2루 득점 찬스에 박정권이 우익수 뒷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 규모의 홈런을 치면서 앞서나갔다. SK가 수월하게 경기를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 전까지 올해 상대전적이 9승6패로 SK에 압도적으로 앞서는 NC는 곧바로 추격하기 시작했다. 김종호가 사구로 출루하고 모창민이 우익수 우측으로 흐른 2루타를 치며 만든 1사 2, 3루 득점 찬스에 박정준의 희생플라이로 김종호가 홈으로 들어오며 추격점을 기록했다.
SK는 4회 선두 타자인 이재원이 중견수 뒷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치며 3-1로 훌쩍 달아났다.
그러나 SK에 유독 강한 NC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선두타자 박정준이 출루한 4회 1사 3루 상황에 권희동이 자신의 올시즌 15호 홈런을 치면서 양팀의 동점을 엮은 것이다. 이날 경기가 결코 수월하게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알려주는 선전포고와 같은 홈런이었다.
5회와 6회에 점수를 내지 못한 양팀은 7회와 8회에 점수를 내면서 역전과 재역전을 보여줬다.
7회에 점수를 써낸 팀은 NC였다. NC는 이날 동점 홈런의 주인공인 권희동과 뒤이은 지석훈이 출루하며 이뤄낸 무사 1, 3루 득점 찬스에 이호준의 희생 플라이로 달아나는 점수를 뽑아냈다. 다만 뒤이은 김태군과 김종호가 파울 플라이와 삼진으로 아웃되면서 추가점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SK는 8회 NC의 교체된 투수인 김진성을 괴롭히며 NC에게 동점과 역전을 이뤘다. 이재원이 2루타로 김재현을 홈으로 부르며 동점을 이뤘고 한동민이 안타를 치면서 역전 상황을 만든 것이다.
하지만 NC는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모창민이 볼넷으로 출루한 8회 1사 1루 상황에 지명타자 박정준이 SK의 교체 투수인 김광현의 초구를 타격해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0m 규모의 홈런을 쳐냈다. SK의 5-4 리드 상황이 NC의 5-6 리드 상황으로 바뀌었다.
NC는 이때 잡은 리드를 경기 끝까지 지켰고 결국 올시즌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NC다이노스 선수단이 관중들에게 큰절을 하고 있다. (사진=이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