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클리어쾀(Clear QAM) 도입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8레벨 잔류 측파대(8VSB) 확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래부는 8VSB 허용 대상을 확대하기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지만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 사업자, 케이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꾸준히 요구해 온 사안인 만큼 이들에 대한 특혜 시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7일 미래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달부터 클리어쾀 서비스가 상용화 될 전망이다.
클리어쾀은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가 셋톱박스 설치 없이 디지털 TV에 내장된 클리어쾀 수신기능을 활용해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전송 방식이다. 비교적 저렴한 요금으로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지만 주문형비디오(VOD)나 T-커머스 등 양방향 서비스는 불가능하다.
클리어쾀 TV는 미래부가 케이블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추진해 온 것으로 지금까지는 다른 유료방송 사업자의 반대로 지지부진했다. 이에 미래부와 케이블 업계는 저소득층에 한해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조아름기자)
이번주 미래부 뉴미디어과를 통해 약관신고가 진행될 예정이며 이르면 내달부터 본격적인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케이블협회 관계자는 "저소득층 디지털전환을 주목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화질이 업그레이드 되고 아날로그와 비교해 가격은 거의 비슷한 선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약관신고 후 최저가 4400원정도에서 저소득층 대상 30% 안팎의 요금감면을 해주면 요금은 3000원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리어쾀 도입이 확정되면서 이제 남은 쟁점은 8VSB 허용 문제로 모아졌다. 관련 업계는 8VSB 허용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8VSB는 클리어쾀처럼 아날로그 케이블에도 고화질(HD) 방송을 내보낼 수 있는 디지털 방송 전송 방식이다. 현재는 지상파만 8VSB로 HD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역시 셋톱박스가 필요없어 디지털 전환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송 효율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쾀 방식은 6㎒ 대역폭에 4~5개 채널을 전송할 수 있는 반면 8VSB는 단 1개의 채널만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전송 채널 수가 줄어든다.
종편과 보도채널은 고화질 방송을 통한 채널 경쟁력 강화를 위해 8VSB 허용을 요구해 왔다. 케이블 SO들 역시 디지털 채널을 늘릴 수 있고 디지털 전환을 손쉽게 완료할 수 있다는 계산으로 8VSB 확대를 찬성하고 있다.
미래부는 지난 5월 유선방송 변조기술 연구반을 구성해 8VSB 확대를 검토 중이다. 이르면 이번 달 중 허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미래부는 일단 8VSB로 송출을 하더라도 채널 구성을 변경할 필요없는 일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사업자들에 한해 우선적으로 도입하고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퇴출될 위기에 놓인 중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과 지상파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결정이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PP 업계 관계자는 "결국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 빼고는 다 죽으라는 얘기"라며 "의무편성비율 설정 등 별도의 보호 조치가 없는 한 PP 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파 업계도 6일 자료를 내고 적극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앞서 지난달 23일에는 미래부에 반대 의견서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 방송사들로 구성된 한국방송협회는 자료에서 "8VSB의 케이블 도입은 그간 정부가 추진해왔던 디지털 전환 목표에 역행하는 정책일 뿐 아니라 케이블SO와 종편 등 특정 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특혜 몰아주기"라며 "유료방송 채널 간 형평성과 미디어 다양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회 관계자는 "종편 사업자들이 비밀담합TF까지 운영하며 지속적으로 8VSB의 확대를 도모해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결국 종편의 요구에 따라 미래부가 무리한 정책을 추진할 경우 종편이 요구하면 정부정책도 변경될 수 있다는 최악의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유료방송의 공정 경쟁구도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며 "시청자는 양방향 서비스가 아닌 단방향의 제한된 채널 수신에 만족해야 할 뿐 아니라 유료방송을 시청하는 대가로 수많은 홈쇼핑 방송을 시청해야하는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